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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내 혼선 계속되면 민심 불안도, 신종 코로나도 못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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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내 혼선 계속되면 민심 불안도, 신종 코로나도 못 잡는다

입력
2020.01.31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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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귀국 조치 복지부ᆞ외교부 엇박자

부처 간, 중앙ᆞ지방간 소통 부족이 원인

정부 대처, 치밀함과 일관성 갖춰야 신뢰

박능후(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우한 교민 지원, 임시생활시설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관련 브리핑에서 우한 교민 지원, 임시생활시설 운영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처하는 정부가 우왕좌왕하고 있다. 부처 간,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간 서로 다른 정보를 내놓아 혼란을 키우거나, 격리 시설 선정 과정에서 주민 설득을 소홀히 해 지역 갈등도 불거졌다. 감염병이 확산되는 국면에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고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심하고도 일관성 있는 대처가 필요하다.

우한 교민 귀국 대책은 부처별로, 시간대마다 말이 바뀌어 혼선을 빚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9일 오전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도 무증상 환자와 함께 전세기에 태워 귀국시키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오후 복지부는 중국과의 협의 불발로 무증상자만 이송한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전날 외교부는 “발열 구토 기침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전세기에 탑승할 수 없다”고 이미 유증상자 귀국 불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격리 시설 선정도 오락가락했다. 정부는 애초 충남 천안으로 격리 시설을 확정한 사전 발표문을 언론에 배포했지만, 이 사실이 알려져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장소를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으로 변경했다. 뒤늦게 진천 주민들을 만나러 간 복지부 차관은 성난 주민들에게 물병 세례를 받기까지 했다. 정부가 사전에 주민들에게 격리 시설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을 차분히 설명했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 주민 반발에 부닥쳐 결정을 변경한 모양새도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깎아 내렸다.

초ㆍ중ㆍ고교 개학에 대해서도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다른 입장을 내 혼란을 키웠다. 28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은 각급 학교의 휴업과 개학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날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는 “복지부, 교육부와 논의한 결과 개학 연기는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 날 방역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가 4번 확진자 남성의 접촉자 수를 172명으로 발표하려고 준비 중인 상황에서 이 남성의 주거지역을 관할하는 평택시가 몇 시간 먼저 96명이라고 발표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30일 2차 전염자를 포함, 추가 확진자 2명이 나오는 등 긴장이 계속되는 상황이고 보완할 부분도 있지만 방역 체계는 과거보다 촘촘하게 작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보 전달 과정에서 부처 간 엇박자가 나오고 의사 결정이 오락가락하는 점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부처 간 소통 부족,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협력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는데 5년이 지나서도 비슷한 행태가 되풀이되는 것은 우려스럽다. 정부 내 불통이 쌓이면 방역 시스템이 흔들리고 시민 불안이 증폭돼 정부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 정부는 대응 체계를 면밀히 재점검해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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