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당국 “구체적 이유는 알지 못한다” 답변만 되풀이
중국 우한에 머무르고 있는 교민을 데려오기 위해 임시항공편을 투입하려던 정부의 계획은 ‘우선 1대만’이라는 중국 방침으로 차질이 생겼다. 중국 측의 항공편 제한 허가 이유와 관련, 외교 당국은 “구체적인 이유는 알지 못한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정부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관련 중국 우한 교민 등의 귀국을 위한 전세기 운항 방침을 밝혔다. 이날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우한시 안에 있는 700여 명의 재외국민 귀국을 위해서 당초에는 각각 2편씩 이틀간 4편을 통해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어제 저녁 중국으로부터 ‘우선 1대 운영만 승인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통보 이후 오늘 중으로 이 한 대가 우선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지금 계속 중국 측과 소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중국 측의 구체적인 입장은 설명할 것이 없다고 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으로부터 비행기 운행이 어렵다는 구체적인 이유나 배경 설명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사안이 없다”고만 답했다. 다만 강 장관은 앞선 브리핑에서 “중국 측은 미국, 일본 등의 다수 임시항공편 요청이 있기 때문에 우선은 1대 허가를 내주고 순차적으로 요청을 받는다, 하는 방침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각국 전세기가 오가는 데 대한 중국의 부담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재난 상황을 맞고 있는 중국 내부에서 수많은 임시운항편을 조율하는 게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국뿐 아니라 자국민을 귀국시키려는 20여개 국가가 모두 중국의 비행 허가와 구체적인 비행 계획을 듣기 위해 대기 중인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중국 측의 허가를 받지 못해 우한에 머물던 자국민 200여명을 전세기로 데려오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중국은 몽골 비행기의 착륙도 거부했다.
전날 전세기를 띄워 우한에 머물던 자국민을 각각 195명ㆍ206명 귀국시킨 미국과 일본도 비행기를 더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측 요구로 한 대씩만 보낼 수 있었다. 일본은 이날 2차 전세기를 통해 210명을 추가로 데려왔다.
정부는 항공기 추가 투입을 위한 중국 측과의 협의도 지속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긴밀히 협의를 해 나가면서 되도록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저희 방침은 우한에서 귀국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다 귀국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