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목 삼아 장당 500원에서 1만원으로… “도 넘었다” 비판
가격 상승 전 구매자들 “물건 못 받았다” “업체 연락 안 돼” 분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로 감염 차단을 위한 마스크 구매량이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는 가운데, 이를 이용해 일부 온라인 판매처에서 마스크 값을 천정부지로 올려 고무줄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0일 A업체에서 판매 중인 ‘KF94 등급’ 보건용 마스크 가격은 3일 만에 무려 20배 껑충 뛴 것으로 파악됐다. A업체는 마스크 제조업체인 B사의 일부 제품 전자상거래 총판을 독점적으로 맡아, 마스크를 떼온 뒤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여러 인터넷 쇼핑몰에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는 27일까지는 장당 470원대에 판매하던 마스크 가격을 이튿날 2,000원대로 올렸고, 이날 급기야 약 1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구매자들은 고객 게시판 등에 “가격 상승 전 주문한 물건은 배송하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A업체가 입점해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몇몇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물건이 품절돼 일시 판매정지 한 상태라 안내하고 있지만, 또 다른 쇼핑몰에서는 이 업체 스마트 스토어의 같은 마스크가 여전히 장당 1만원에 판매됐다.
A업체에서 마스크를 구매했다는 한 소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몇 일 전 마스크를 100개 4만7,000원에 구매했는데 그 사이 매일 가격을 올리더니 기어이 100만원으로 바꾸고는 배송이 되지 않고 업체 측은 연락도 안 된다”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도 어느 정도지, 재고가 있어도 가격이 널이 뛸 때까지 기다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마스크를 제조한 B사 관계자는 이날 “현재 회사에 마스크 재고가 없고, 발주를 하고 싶다면 7~8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답변했다.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높아지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업체 측 관계자는 “가격을 올린 이유를 파악해보겠다”라고 말했지만 이후 수 차례 연락 시도에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온라인에서는 A업체 외에도 마스크 판매업체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인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용, 가격을 2~10배 가량 올려 폭리를 취한다며 “아무리 수요가 늘었어도 도를 넘었다”는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는 29일~30일 불과 이틀 사이에 마스크 가격 상승과 주문 취소 관련 상담이 40여건 접수되기도 했다. 심지어 다른 마스크 판매 업체인 C사는 고객들에게 “수요가 늘어 공급가액 인상이 불가피하니 주문한 제품을 구매취소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 빈축을 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제조업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마스크 가격 폭리’ 논란에 휩싸였던 마스크 제조회사인 D사는 이날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 출고가에서 인터넷 판매 가격을 단 1원도 인상하지 않았다”며 “일부 악덕 재판매 사업자를 통한 구매는 지양해달라”고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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