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일대에 체류 중인 교민을 데려오기 위한 전세기 출발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정부가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는 입장만 고수하면서 공항 안팎은 오후 늦게까지 혼선을 빚었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 전세기는 당초 이날 오전 10시와 낮 12시 인천공항에서 각각 1대씩 모두 2대가 우한으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에는 270석 규모의 에어버스330이, 낮 12시에는 400석 규모 보잉747이 뜰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들 전세기는 우한과 인근 후베이성 일대 도시에 고립된 귀국 희망자 700여명 중 절반가량을 나눠서 이날 오후 3시, 5시 수송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세기 일정은 이날 오전 1시쯤 돌연 연기됐다.
주 우한 총영사관은 30일 오전 1시(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긴급 공지에서 ‘중국 측의 허가 지연으로 30일 목요일 임시 비행편 탑승을 위해 10시 45분까지 톨게이트로 집결하기로 했던 공지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이날 오전 언론대응자료를 통해 ‘당초 운항하려던 임시항공편 일정에 변경이 생겨 교민들에게 긴급 공지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 15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1번 출국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태호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장(외교부 2차관)의 약식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이 최대한 조속히 귀국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유관기관, 항공사 등과도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오후 늦게까지 함구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늦게까지 전세기 출발 일정을 두고 공항 안팎에서 혼란이 반복됐다.
공항의 한 관계자는 “오후에 출발한다, 새벽에 출발한다부터 하루 1대씩 4일간 교민을 수송한다는 등 여러 얘기가 돌았다”라며 “오후가 돼서야 구체적인 시간이 나왔는데, 변동이 생길 수 있어 계속해서 외교부 측 공식 발표를 살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에도 “중국 정부에서 전세기 1대만 승인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이날 중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세기 출발지인 인천공항은 혼란감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듯 이날 오전부터 마스크 착용 행렬이 이어졌다.
인천공항에는 이날 오전부터 마스크를 쓰거나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려는 승객들 행렬이 이어졌다. 2터미널 1번 출국장 인근 약국에는 마스크를 쓴 외국인들이 또 다른 마스크를 사려고 줄을 서기도 했다. 항공사 승무원과 상주직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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