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대표팀이 12년 만의 올림픽 진출 티켓을 획득하기 위해 내달 2일 결전지로 출국한다.
현재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소집 훈련 중인 대표팀은 당초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이 열리는 중국 광둥성 포산으로 2월 4일 떠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대회 개최지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갑자기 변경되면서 이틀 앞당겨 출국하기로 했다.
2월 6일부터 시작하는 대회 일정은 변경 없지만 직항편이 없는 관계로 긴 비행 시간에 따른 피로 회복과 시차 적응이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최종 예선에는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19위 한국을 비롯해 스페인(3위) 중국(8위) 영국(18위) 등 4개 팀이 풀리그를 벌여 상위 3개 나라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다.
이문규 대표팀 감독은 30일 본보와 통화에서 “상황이 여의치 못하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시차를 극복하고, 빨리 몸 컨디션을 찾는 방법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우리 시간으로 선수들 몸이 잘 풀리는 저녁에 경기를 하는 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세르비아와 한국의 시차는 8시간이다. 스페인과 1차전, 영국과 2차전은 각각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간)에 열리고 중국과 3차전은 오후 8시에 펼쳐진다.
4개 팀 중 3개 팀이 올림픽 본선에 나가는 만큼 1승만 챙기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현실적인 1승 제물은 영국이다. 이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영국 농구가 많이 성장했다”며 “체격도 좋은 데다가 10년 이상 투자가 이어져 유럽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고 경계했다. 지난해 11월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81-80으로 꺾었던 중국과 리턴 매치에 대해선 “이번엔 확실히 중국이 벼르고 나올 것”이라면서도 “설욕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스스로 꼬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불안 요소는 선수들의 현재 몸 상태다. 시즌을 한창 치르다 보니 대부분의 선수들이 피로 누적과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출국 전 예정된 세 차례 연습 경기도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 감독은 “김정은(우리은행)과 구슬(BNK)은 훈련을 잘 못하고 있고, 김단비(신한은행)도 피로가 누적되면서 허리가 안 좋다. 김한별(삼성생명)은 팀에서도 몸이 안 좋았고, 근래 어려운 일(악성 메시지)을 겪은 박지수(KB스타즈)는 아직 어려서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이 감독이 믿는 구석은 선수들의 정신 자세다. 이 감독은 “올림픽을 향한 마음은 하늘을 찌른다”며 “기동력을 살린 속공과 3점슛, 수비로 승부를 걸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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