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향하는 관광거제’ 비전
청년일자리사업, 타 도시 부러움
스쿨존 예산, 1억→10억 확대 등
‘생활 밀착형’ 정책 과감히 펼쳐
거제는 40여년간 이어온 불황을 모르는 섬, 불황 무풍지역으로 불리던 조선업 도시였지만 2014년을 기점으로 조선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불꺼진 도시’라는 오명 속에 인고의 시간을 견뎌왔다. 이를 계기로 조선업 의존도를 줄이고 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 제2의 번영을 꿈꾸고 있다.
올해 당초 예산 1조원 시대를 연 거제시는 차근차근 다져온 지금까지의 노력이 하나 둘 결실을 거두며 미래 명품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얼어붙은 지역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는 변광용 거제시장을 만나 올해 역점 시정 방향 등을 들어 봤다.
◇지역관광거점도시 선정 총력… 1,000만 관광객 시대 실현
변 시장은 취임 이후 조선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관광 활성화를 위한 기반조성, 새로운 트랜드에 맞는 콘텐츠 개발, 관광홍보 및 글로벌 마케팅 전개, 관광수용태세 개선 4대 전략과제로 ‘세계로 향하는 관광거제’라는 비전을 수립했다.
지난해 거제~김천 KTX 건설 확정, 국립난대수목원 선정, 47년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저도(猪島) 등 굵직한 성과로 관광산업의 초석을 다졌다. 논란 중이지만 가덕도에 동남권 신공항까지 건설된다면 수도권과 세계관광객을 아우르는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다. 지난 17일에는 국내 최대 열대 온실인 ‘정글돔’이 개장해 시민들을 맞았으며, 여기에 남부 관광단지 조성 사업, 테르앤뮤즈 리조트 조성 사업, 케이블카 설치 사업 등 민간투자 유치 성공과 지역관광거점도시 선정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6ㆍ25 한국전쟁 당시 20여만명의 피난민을 받아들여 함께 국난을 극복한 아픔과 인도주의 역사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이념대결 공간으로 한정돼 있었던 포로수용소를 유일무이한 평화의 상징 공간으로 관광 콘텐츠화 한 세계적 관광상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저도 전면 개방, 바람의 언덕 주차장 조성 등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바다 등 빼어난 자연환경에만 의존하는 기존 관광에서 벗어나 관광 인프라 구축과 역사ㆍ문화적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변 시장은 “KTX 개통에 대비한 관광인프라 구축, 대통령을 2번 배출한 기록, 포로수용소의 평화 콘텐츠와 천혜의 해양 관광자원을 연계한 상품 개발 등으로 거제시를 한 해 관광객 1,000만명이 찾는 세계적 평화관광 도시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제형 청년일자리 창출’… 조선업 회생 견인
청년일자리사업은 장기 침체에 빠진 거제 조선산업의 회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대우ㆍ삼성 거제 양대 조선소 훈련기관 입소생에게 고용노동부가 지급하는 훈련수당 20만원 외에 80만원의 장려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으로, 시는 2018년 11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경남산업고, 거제공업고 등과 산ㆍ학ㆍ관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두 훈련기관에서 모두 465명이 수료, 이 가운데 432명이 두 조선소에 취업했다. 2017년 두 조선소의 훈련기관 수료생이 245명, 2018년 112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사업이 청년 일자리 창출과 조선기능 인력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은 훈련을 거친 몇 명은 직영으로 채용해 사업효과를 증명했다.
변 시장은 “중소기업 지원과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을 지금은 울산 전남 등에서 벤치마킹 하고 있다”며 “꾸준한 지원을 통해 조선 산업의 옛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비 확보 총력… 예산 1조원 시대 개막
시는 시 규모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작은 규모라 여겨 그 원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선업이 활황이던 시절에 맞춰져 있던 보통교부세 산정기준이 지금 거제시 상황과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행정안전부에 수 차례 거제의 현실, 보통교부세 증액의 당위성, 거제의 비전 등을 강조했다. 변 시장 취임 후 열악한 재정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청와대, 국회, 중앙부처 등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지역경제의 어려움과 현안사업의 당위성을 호소하며 국비확보에 최선을 다했다.
또 국ㆍ도비 지원사업 발굴 보고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국가에서 주관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해 몇 차례의 공모에 선정돼 예산을 확보했다. 예산 1조원은 변 시장을 비롯한 1,200여명의 공직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이다.
변 시장은 “취임 후 가장 힘들었던 게 재정적 한계였다. 예산 확보로 그 동안 열악한 재정상황으로 중단됐던 동서간연결도로 등 대형사업과 주요현안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얻게 되어 기쁘다”며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이 진정 원하는’ 정책 추진
시는 올해 예년과는 다르게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에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변 시장의 신념으로 현장에서 주민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며 시급한 민원은 즉시 해결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연초 시는 18개 전 면ㆍ동을 찾아가며 시민소통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시민들과 허물 없는 대화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현장을 구석구석 찾아 다니며 주민이 건의한 사항을 해결해 나가면서 시민이 직접 체감토록 할 방침이다.
또 어려운 경제 여건이지만 아이들의 안전만큼은 시에서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환경개선사업 예산을 당초 1억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확대 편성했다. 학부모들이 개선을 요구하기 전에 시가 먼저 살펴 필요한 부분을 찾고 개선해나감으로써 아이들이 마음 놓고 통학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한마디로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생활 밀착형 정책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변 시장은 “조선경기 침체로 어려운 우리 지역에 변화를 도모하고 희망을 키우고자 노력해왔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과감히 실행해 나갈 것이며, 관광산업 활성화와 일자리창출로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회복을 도모해 떠나는 도시가 아닌 누구나 머물고 싶은 명품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달려 가겠다” 고 다짐했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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