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집단 발병 사태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가 봉쇄되면서 정부가 현지에 발이 묶인 교민 700여명을 오늘(30일) 전세기로 데려와 아산시와 진천군의 공무원 교육시설에 잠복기(14일) 동안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지역사회 전파를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감염질환 전문가들은 정부의 격리가 충실할 경우 확산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30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공무원 교육시설 주변에 초등학교와 주거시설이 있어 우한 교민들을 격리수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혹시 모를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격리시설로 지정된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반경 1㎞ 이내에는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 등이 있다. 아산시의 경찰인재개발원 역시 반경 1㎞ 이내에 아파트 단지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동시 동선분리 등 격리가 계획대로 된다면 격리시설에 수용된 교민들 가운데 감염자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은 낮거나 없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민 가운데 증상이 드러나지 않은 잠복기 환자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냉정하게 따지면 시설과 주거지역 사이 수백 미터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전파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환자로부터 나온 침방울 등 비말이 눈이나 코, 입의 점막을 통해서 전파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주민들의 불안이 이해는 되는 부분이 있지만 과학적으로 근거를 들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교수 역시 3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특정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퍼지지 않게, 격리 시설 내에서도 감염병이 서로 전파하지 않게 되는 것이 검역소와 시설격리의 목적”이라면서 “지역 전파 가능성이 0%인 가장 강력한 조치”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역시 이들 시설에 수용된 교민들은 화장실과 샤워실을 포함한 1인 1실을 이용하고 가급적 상호접촉이 이뤄지지 않도록 관리되며 개인공간을 벗어날 경우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14일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을 경우 귀가 조치되지만 입소기간 외부 출입과 면회는 금지된다. 또 상시 배치되는 군의관 등 의료진이 1일 2회 입소자에 대한 발열검사와 문진표를 통한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체온이 37.5도 이상이거나 호흡기 증상이 발견될 경우 곧바로 의료기관으로 이송 후 격리해 확진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