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국민 1명이 소비한 쌀의 양이 처음으로 60㎏ 아래로 내려갔다. 하루로 치면 밥 한 공기 정도 집에서 먹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식사를 대체할 식품이 많아지고 외식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 양곡연도’(2018년 11월~2019년 10월)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9.2㎏으로 전년 대비 1.8㎏(3.0%) 줄었다. 지난 2012년 연간 쌀 소비량이 처음 70㎏ 밑으로 떨어진 뒤 7년 만에 10㎏ 이상 감소해 처음으로 50㎏대에 진입한 것이다. 30년 전인 1989년 쌀 소비량(121.4㎏)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쌀뿐 아니라 보리쌀과 잡곡, 밀가루 같은 기타 양곡의 1인당 연간 소비량도 지난해 8.2㎏으로 0.2㎏(2.4%) 줄었다. 쌀과 기타 양곡을 합친 전체 양곡 소비량은 67.4㎏으로 전년 대비 1.8㎏(3.0%) 감소했다.
1일 기준 1인당 쌀 소비량은 162.1g으로 전년보다 3.1% 감소했다. 임철규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밥 한 공기가 쌀 150g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집에서는 밥 한 공기 정도만 먹는 셈”이라고 말했다.
양곡 소비가 줄어드는 건 사업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식료품 및 음료를 제조하기 위해 소비된 쌀은 74만4,055톤으로 전년 대비 1만1,609톤(1.5%) 감소했다. 특히 장류 제조업(-24.7%), 탁주 및 약주 제조업(-18.5%)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쌀값 상승으로 장류, 탁주와 같은 가공식품의 원료가 쌀이 아닌 옥수수 전분 등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라며 “고급 쌀을 사용해 다른 원료로 대체되기 어려운 품목의 쌀 소비는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식, 누룽지, 씨리얼 식품 등을 제조하는 ‘기타 곡물가공품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쌀 소비량이 5만6,007톤에 달해 전년 대비 1만902톤(24.2%) 늘었다.
통계청은 “쌀 소비량 감소율이 확대된 원인은 식사대체용 가공식품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외식 식사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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