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상원 탄핵심판 증언을 지지하는 공화당 소속 밋 롬니 상원의원이 28일 워싱턴 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상원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심판이 요동치고 있다. 공화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 증인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을 막을 의결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다수라 싱겁게 부결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8일(현지시간) 동료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아직 증인 채택 투표에서 민주당의 요구를 막을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고 실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핵심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민주당은 그간 볼턴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 등에 대한 증인 채택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상원 다수를 점한 공화당의 반대에 묻혔다. 증인 소환에는 상원의원 100명 중 51명의 찬성이 필요해 민주당이 확보한 47표 외에 공화당에서 최소 4명의 이탈표가 필요하다.

매코널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공화당 이탈표가 4명 이상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WP에 따르면 밋 롬니(유타),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은 기자들에게 “새로운 증언을 듣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볼턴의 증언과 공화당이 원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증언을 맞바꾸자고 제안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공화당의 ‘속전속결’ 전략에 차질이 생긴 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직접 언급한 볼턴의 신간 초고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볼턴은 3월 출간 예정인 회고록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나에게 우크라이나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조사를 도울 때까지 3억9,100만달러의 지원금을 계속 동결하기를 원한다고 직접 말했다’고 적었다. 롬니 의원은 “볼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다른 공화당원들도 의견을 같이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도 공화당에 유리하지 않다. 퀴니피액대가 22일~27일 전국 등록유권자 1,9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4명 중 3명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심판에 새로운 증인을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파는 각각 95%, 75%가 이런 입장이었고, 공화당 지지자 중에도 49%가 이에 공감했다.

상원은 이날 대통령 변호인단 측 변론 일정을 마무리한 데 이어 29, 30일 이틀간 8시간씩 질의응답을 진행한 뒤 오는 31일 증인 소환 여부 등을 표결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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