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린ㆍ창사 등 노선 잠정 중단… 아시아나ㆍ대한항공 구호물품 지원ㆍ수송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 여파로 중국 노선 운항 잠정 중단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국내로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지만, 승객 감소에 따른 운항 비용 절감도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일부터 인천~구이린(주 4회)과 인천~하이커우 노선(주 2회)을 잠정 중단한다고 29일 밝혔다. 3일부터는 인천~창사 노선(주 4회)도 운항을 잠시 멈출 계획이다. 이들 노선의 운항 재개 여부와 시점은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개 상황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좀 더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하루 앞선 28일 에어서울(인천~장자제, 인천~린이), 제주항공(부산~장자제, 무안~장자제, 무안~싼야), 이스타항공(청주~장자제), 진에어(제주~시안)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부터 중국 노선 운항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우한에 대해서만 현재 운항 중단을 결정했는데, 중국 내 일부 노선에 대해 감편이나 기종 변경 등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중국을 오가는 승객들이 눈에 띄고 줄어드는 상황에서 운항 자체가 손해이기 때문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엔 탑승률이 75~80%가 안 되면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때도 항공사들은 전염병 발생지역에 대한 운항을 중단했었다.
항공사들은 대신 자사 항공편을 통한 현지 구호물품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31일부터 인천~청두, 인천~베이징 항공편을 통해 약 4,000만원 상당의 마스크 및 의료용 물품을 긴급 지원한다. 청두는 청두공항공단을 통해, 베이징은 중국 적십자를 통해 우한으로 물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 대한항공은 우한 전세기 4편을 통해 구호물품을 수송하며, 이들 물품에 대한 육상 수송은 ㈜한진이 맡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송 지원 외 구호물품 지원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