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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극지시대 열어갑니다” 지방정부 최초 남극체험대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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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극지시대 열어갑니다” 지방정부 최초 남극체험대 파견

입력
2020.01.30 18:00
수정
2020.01.30 19:4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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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4명 동행…남극 땅 밟고 실제 탐험도

한국시간 29일 오전 4시 칠레 현지(28일 오후 4시)에서 부산시-마젤란주 간 교류협력 MOU가 체결된 가운데 부산지역 고교생 4명 등 총 10명으로 꾸려진 남극체험탐험대가 두 도시 행사 관계자들과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시간 29일 오전 4시 칠레 현지(28일 오후 4시)에서 부산시-마젤란주 간 교류협력 MOU가 체결된 가운데 부산지역 고교생 4명 등 총 10명으로 꾸려진 남극체험탐험대가 두 도시 행사 관계자들과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극을 탐험하는 것은 인생을 바꿀만한 경험입니다. 미래 극지의 세대인 여러분들은 부산을 동북아시아 극지 관문도시로 이끌 선도자들입니다.”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탐험대 리더인 이동화(62) 대장이 출국 각오를 밝히자 빨간 방한점퍼 차림의 일행들에겐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 중 4명의 고교생 대원들은 매우 상기된 표정이었다.

부산시가 지방정부 최초로 지난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12일간의 일정으로 남극체험탐험대를 파견했다. 극지분야의 국제 교류협력을 위해 남극 관문도시인 칠레 마젤란주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현지와 직접 소통하는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서다. 그 첫 발걸음은 4명의 청소년과 함께 실제 남극 땅을 밟고 탐험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탐험대는 10명으로 꾸려졌다. 탐험대장은 사단법인 극지해양미래포럼의 이동화 부위원장이 맡았다. 이 부위원장은 1985년 11월 16일 한국 최초로 남극 땅을 밟은 한국해양소년단연맹의 남극관측탐험대원으로, 세종과학기지 건설에도 참여해 1차 월동대원을 지낸 남극 전문가다.

부산시는 박진석(52) 해양수산물류국장이 동행했다. 박 국장은 부산시와 마젤란주 간 극지분야 MOU을 체결하고, 양 도시간 다양한 교류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함께 여정에 올랐다.

탐험대에는 부산지역 고교생 4명이 함께 했다. 꿈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지난달 26일 부경대에서 열린 선발대회에서 100대 1이 넘는 경쟁을 뚫은 열혈 학생들이다. 총 550명이 참여한 극지 상식 골든벨 대회를 통해 20명이 추려졌고, 같은 달 30일 심층 면접을 통해 4명이 최종 선발돼 ‘again 1985 남극체험탐험대원’으로 확정됐다. 고교생 남극탐험대는 국내 처음이다.

고교생 중 홍일점인 김민서(17ㆍ부산외국어고 2년)양은 “평소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아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게 꿈”이라며 “남극 환경을 관찰해 지구의 기후변화를 직접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 26일 인천공항을 출발한 탐험대는 프랑스 파리공항을 거쳐 27일 칠레의 최남단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했으며, 이튿날인 현지시각 28일 오후 4시(한국 29일 오전 4시) 부산시-마젤란주 간 교류협력 MOU 체결, 첫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부산시는 내년까지 남극으로 향하는 5대 관문도시(칠레 푼타아레나스, 아르헨티나 우스아이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호주 호바트,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모두와 교류협정을 맺을 계획인데, 앞서 2017년 3월 장보고과학기지가 위치한 동남극권의 관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시와도 교류 MOU를 체결한 바 있다.

30일부터는 전세기 편으로 남극에 들어가 세종과학기지와 중국 장성과학기지, 러시아 벨링스하우젠기지 등을 잇따라 방문하고, 남극 생물 서식지 관찰 및 빙하 연구활동 등 빈틈 없는 일정을 거쳐 다음달 6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등을 통해 지자체 최초 남극 방문의 감동을 전했다. 오 시장은 “육지의 시대가 저물고 해양의 시대가 왔고, 해양의 시대가 지나면 극지의 시대가 온다”며 “부산은 동북아 해양수도를 지향하고 더 먼 미래 극지의 시대를 대비한다면 동북아 극지관문도시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지향점을 향해 부산시는 남극 관문도시들과 교류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특히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과학기술부가 관장했던 극지 관련 업무를 해수부로 이관하고 장보고과학기지 건설과 쇄빙선 아라온호 건조를 결정했던 일을 회상하며, 그간의 성과가 축적돼 역사적인 극지 방문까지 이어졌다고 감격했다.

남한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남극은 막대한 지하자원과 생물자원을 가진 무한 가능성의 대륙이다. 부산시는 정부의 남극연구탐사 계획인 K-루트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남극 내륙기지 건설에 지역기업 진출을 모색중하고 있다. 또 해양과기원 등 지역소재 해양기관과 협력해 조사ㆍ시추ㆍ탐사장비 개발에 지역 부품소재 기업의 참여를 강구하고 있다.

탐험대 이동화 대장은 “남극 탐험으로 청소년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배우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며 “10년, 20년 뒤 그들이 미래 극지시대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산=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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