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그룹 아이콘이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그림자와 함께 컴백하게 됐다.
아이콘은 오는 2월 6일 세 번째 미니앨범 '아이 디사이드(i DECIDE)' 발매에 앞서 다양한 공식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포스터와 키워드 영상 및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스틸 등 일반적인 티저들에 이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트랙리스트보다 먼저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전 멤버 비아이의 참여 여부를 둔 고민과 그 결과를 알리는 내용의 글이다.
29일 YG의 입장문에 따르면, 아이콘의 새 앨범에는 비아이가 공동으로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이 수정돼 사용된다. 다만 비아이의 목소리가 담긴 기존 녹음본은 재녹음됐다. 이런 결정의 이유를 YG는 "이 앨범은 애초 지난해 초에 녹음이 완료된 앨범이었다. 아이콘의 컴백 시점과 공백이 너무 길어질 수 있다는 깊은 우려와 단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네티즌은 YG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아이가 지난해 아이콘을 탈퇴하고 YG를 떠난 이유는 과거 마약 구매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비아이는 지난해 9월 경찰 조사를 거쳐 피의자로 전환됐고, 현재 비아이는 물론 YG 전 총괄 프로듀서인 양현석도 해당 의혹과 관련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YG는 바아이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알리는 공식입장에서 "김한빈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당사 역시 엄중히 받아들였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비아이는 같은 달 발매된 은지원의 솔로 정규앨범 'G1' 수록곡 '쓰레기'를 공동 작곡했고, 이후 8개월이 지난 시점에 나오는 아이콘의 새 앨범에도 참여하는 아이러니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비아이의 탈퇴 이후 7개월이 지났다. 일본 투어를 진행하긴 했지만, 2018년에만 총 4장의 앨범을 냈던 아이콘이 7개월 동안 비아이의 참여곡을 배제할 만한 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문이 남는다. 바비를 비롯해 이번 앨범에도 작곡으로 참여한 멤버들이 있는 상황에서 아이콘과 YG가 비아이의 곡을 꼭 넣어야 했던 이유는 충분히 납득되기 어렵다.
그러나 YG는 이 결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아이콘은 새 앨범 크레딧에서 비아이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한 채 컴백한다. 이날 YG가 취재진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엔 비아이 언급 없이 "6명의 아이콘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멘트가 담겼다. 비아이의 참여가 포함된 이 같은 투자의 효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년여 만에 내는 새 앨범이자 6인 체제로 처음 선보이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아이 디사이드'는 아이콘에게 유독 특별하다.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과 이로 인한 탈퇴 전까지 '멜론뮤직어워드'와 '골든디스크'에서 대상 격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승승장구했던 아이콘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비아이의 참여가 여기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궁금해진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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