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늑장 대응 비난 여론이 이는 가운데 우한시 고위 당국자들이 신종 코로나가 확산세에 접어든 시기에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 행사는 인구 1,000만 대도시인 우한 봉쇄가 결정되기 전날 열린 것으로 알려져 우한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던 지난 22일 저녁 중국 우한시의 고위 당국자들은 춘제(春節ㆍ중국의 설)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유명 배우들과 음악가들이 참여했는데 이들이 기침과 재채기를 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문제는 이 행사가 도시 전체가 봉쇄되는 조처가 시행되기 전날 밤 진행됐다는 점이다. 우한 시민들은 23일 아침 기차역과 버스정류장이 폐쇄되는 등 도시가 고립됐다는 뉴스를 봐야 했다. 시민 수천만 명이 마스크와 의료 서비스를 얻기 위해 병원들을 찾아 다녀야 했고 우한 시내 병원들은 의료진과 장비 부족 등으로 밀려드는 환자들을 감당하지 못해 아수라장이 됐다.
‘성대한 파티’ 소식에 시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중국 SNS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 “왜 질병을 감시하고 물자 공급을 책임져야 할 공무원들이 파티를 즐기고 있냐”고 질타하는 게시물 수백 개가 올라왔다. 양달리 미 시카고대 중국정치학 교수는 “우한 당국은 이 상황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27일 저우센왕(周先旺) 우한시장은 중국 관영 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지방정부로서 우리는 관련 정보와 권한을 얻은 다음에야 정보를 공개할 수 있었다”며 정보에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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