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최근 개봉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인플루엔자(독감) 및 바이러스의 핵심 발병지역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감염병을 일으키는 새로운 병원소(病原巢)로 박쥐를 지목한 것도 시의성이 크다.
29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22일부터 6부작 다큐멘터리 ‘판데믹-인플루엔자와의 전쟁’을 방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발병 중인 인플루엔자ㆍ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의료계의 사투를 화면에 담았다.
공교롭게도 첫 방영일이 중국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 본격화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 관계자는 “최근 감염병 사태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큐멘터리 제목인 판데믹(Pandemic)은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령하는 감염병 경보단계(1~6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에 해당한다.
다큐멘터리의 일부 내용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시사점을 던졌다. 다큐멘터리에서 미국 국제개발처 소속 신종 위협 부서장으로 소개된 전문가 데니스 캐럴은 “세계적으로 특히 주의해야 할 곳이 있다면 중국”이라며 “지난 50년간 치명적인 독감 바이러스 대부분이 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구 증가로 동물 단백질 수요도 늘어났는데, 엄청난 수의 동물을 사방이 막힌 곳에 가두면서 바이러스 확산과 돌연변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다큐멘터리 화면에는 중국으로 보이는 전통시장에서 사람들이 우리에 갇힌 비둘기 등 야생동물을 만지는 장면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범 유행 감염병은 동물에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동물 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인체는 자연 면역이 없기 때문에 치명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다”고 경고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주된 발병 원인으로 중국 우한 시장에서 유통된 야생동물이 지목되는 가운데 특히 박쥐가 요주의 개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야생동물 전문가 가지 카얄리 박사는 “에볼라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등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와 관계가 있었다”며 “신종 병원소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그 자체도 문제지만, 이로 인한 사회 인프라의 악영향도 무시 못할 재앙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감염병이 잡히지 않아 사망자가 급증하면 전기나 식량을 공급해야 할 노동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점진적으로 사회가 붕괴한다는 것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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