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머리를 씻을 시간이 없습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폐렴)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우한 셰화병원의 거린 간ㆍ담장 수술 담당 간호부장이 머리를 자르며 한 말이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우한 셰화병원 간호사 31명이 신종 코로나에 맞서기 위해 수려한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우한 셰화병원은 우한에서 세 번째로 큰 거점병원이다. 이날 오후 3시 긴급교육을 시작하기 전 호흡기과를 비롯한 각 과의 간호사들은 자신이 좋아했던 긴 머리를 자르기로 약속했다.
신화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긴 머리를 자르는 것은 전염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세균이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거린은 “환자들을 돌보느라 샤워하고 머리를 감을 시간이 없다”며 “긴 머리를 자르면 방호복을 입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머리 자르기에 동참한 첸샨 신장 전문의는 “앞으로의 싸움에서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아예 삭발까지 감행한 사례도 있다. 전날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중국 주요 매체는 중 우한대 소속 인민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 샨시아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샨은 “나의 시간들은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데 사용돼야 한다”며 “보호복을 착용하고 벗을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