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현황 및 국내 네 번째 확진환자 중간조사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보완된 감염병 대응 시스템에서 조금씩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국내 확진자 4명 가운데 1번ᆞ2번 확진자는 공항 검역 단계에서 발열 등 증상을 보여 입국 후 채 이틀이 지나지 않아 격리 조치가 이뤄졌지만 입국 시 증상이 없던 3번ᆞ4번 확진자는 격리될 때까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상당수 사람들과 접촉했다. 경기 고양시와 서울 강남을 오갔던 3번 확진자는 74명과 접촉했고,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4번 확진자는 입국 이후 172명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4명의 확진자가 접촉한 인원은 모두 360여명에 달한다. 다행히 접촉자 중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잠복기에 국내로 왔다가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가 나오기 시작한 만큼 추가 확진자 및 접촉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14일 기한 내에 우한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람은 3,000명이 넘는다.

특히 4번 확진자의 경우 의료진이 좀 더 경각심을 가졌다면 일찍 걸러낼 수 있는 환자였다는 게 문제다. 이 환자는 입국(20일) 다음 날 감기 증상으로 지역 의원을 찾았다가 외래진료만 받고 귀가했다. 하지만 25일 고열 증세로 다시 진료를 위해 찾아온 뒤에야 병원은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첫번째 진료 시 병원 측이 이 환자를 의심환자로 분류하고 즉각 신고했다면 접촉자 숫자는 크게 줄었을 것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병원은 환자가 처음 왔을 때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활용해 이 환자의 우한 방문 이력을 확인했으나 환자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듣지 못해 귀가시켰다고 한다. 동네 의원과 환자의 불통(不通)이 자칫 위기를 키울 뻔했다. 잠복기 감염자를 걸러내고 2차 감염자 발생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현 단계에서는 유증상자가 제일 먼저 찾는 동네 의원 의료진의 빈틈없는 여행 이력 확인과 감시, 당국과의 공조가 가장 중요하다. 국민들도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중국 방문 후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병원에 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문의하는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