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파업과 부분 직장폐쇄 등으로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방한한 르노그룹 ‘2인자’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부회장은 29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모조스 부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노조 문제와 ‘XM3’ 차종 수출물량 배정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 측에선 XM3 수출물량 생산 가능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10만대 이상의 ‘로그’ 차량을 위탁 생산해왔다. 르노삼성차가 본격적으로 경영정상화에 접어든 2016년엔 전체 수출물량의 93.2%가 로그였다. 하지만 올해 3월 로그 생산이 종료되면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작년 대비 21% 줄어든 12만9,000여대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현지 공장에서 수 백명의 인력 감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XM3는 르노그룹 차세대 쿠페형 크로스오버차량(CUV)으로, 내수 모델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 하지만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수출 물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르노그룹 차원에서 결정하지 않았다. 당초 국내 물량 배정이 유력했지만, 2018~19년 연속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부산공장 생산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르노그룹은 현재 부산공장과 스페인 바야돌리드 르노공장을 두고 XM3 글로벌 생산기지를 저울질 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부산공장과 스페인공장은 ‘2016년 하버리포트’에서 글로벌 공장 148개 중 생산 효율성 8위와 1위를 각각 차지할 정도로 높은 생산성을 갖추고 있었다”며 “부산공장의 경우 2년 연속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장기 파업으로 인해 생산경쟁력이 떨어졌지만, 본사 측에서 아직 XM3 생산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안팎에선 모조스 부회장이 이번 방한 일정에서 노조 측과 담판도 벌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2월 방한한 모조스 부회장은 임단협 ‘데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노조를 압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는 노조와 관계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생산성, 추가 물량 등에 대해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는 모조스 부회장의 압박이 통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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