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기소 제동 의도… 최강욱 기소 후 재차 견제구

‘직접 감찰권’ 꺼내들 땐 수사 중립성 훼손 우려 비등

추미애(왼쪽 사진)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복귀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추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법무부로 들어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법무부가 28일 “사건 처리 과정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지시를 검찰에 내렸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와 관련해 검찰 수사팀을 감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이어 검찰에 다시 경고성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법무부가 검찰에 ‘직접 감찰권’을 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분명히 한 조치로 해석되면서, 검찰 수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번지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늦게 “다양한 의견의 수렴과 조정을 통해 합리적인 사건 처리가 이루어지도록 해달라고 (검찰에) 당부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장치로 부장회의, 외부 의견 수렴 수단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언급했다.

법무부의 지시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둘러싸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이에 발생했던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법무부 지시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에 대한 기소 방침이 알려진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백 전 비서관 등에 대한 기소 의견을 이성윤 지검장에게 전달했다.

특히 법무부가 외부 의견 수렴 수단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거론한 사실을 두고, 백 전 비서관 등에 대한 기소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번지고 있다. 법무부의 의지가 관철되지 않으면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사실상 윤 총장을 겨냥한 감찰까지 감행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의 견제ㆍ감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검찰의 ‘셀프 감찰’ 대신 법무부의 적극적 감찰권 행사를 강조해 왔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법무부의 감찰권 카드는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무부 주변의 평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참여정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의 감찰권을 법무부로 이양하는 방안을 밀어붙인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성윤 당시 검찰국장에게 “대검 자체 감찰 기능이 있고, 법무부에 2차적 감찰 기능이 있는데 실효성 있게 작동되지 않는다”면서 개선 방안을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소 단계에서 수사 관련 사안에 대해 직접 감찰에 나설 경우 수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결재를 받지 않고 최 비서관을 기소한 수사팀이 검찰청법에 명시된 검찰총장의 지휘권에 따른 것이라고 맞서고 있는데다, 기소 대상이 청와대 관계자라 자칫 ‘제식구 감싸기’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검찰을 향해 직접 감찰의 칼자루를 쥐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는 점도 법무부로서는 부담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직접 감찰권을 행사한 사례는 2017년 5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돈 봉투 만찬’ 사건이 유일하다.

유ㆍ무죄가 나오기 전부터 섣불리 감찰에 나설 경우 되레 역풍이 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2005년에도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횡령 사건 수사팀이 임 회장을 기소하지 않아 법무부가 감찰권을 가동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진 적이 있지만,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은 “재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면서 “감찰 필요성은 1차적으로 검찰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 적이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입장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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