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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에 업계 희비… 항공·유통 울고, 위생용품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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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에 업계 희비… 항공·유통 울고, 위생용품 활짝

입력
2020.01.28 17:45
수정
2020.01.28 21: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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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인천국제공항 중국 국적 항공사의 탑승수속 대기 공간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28일 인천국제공항 중국 국적 항공사의 탑승수속 대기 공간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 여파로 관련 업계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항공과 여행업계에선 해당 노선 축소나 잇따른 고객들의 예약 취소 등으로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반면 위생용품과 제약 업계에선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면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에어서울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선 처음으로 중국 전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 중국 전체로 확산됨에 따라 각각 주 3회와 2회씩 운항하던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노선을 무기한 중지했다.

각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항공편에 대한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면서 고객들의 예약 취소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 인천에서 중국을 경유해 뉴욕에 가는 항공편을 예약한 A씨는 “취소 접수에만 1시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일부 항공사는 연휴 직전까지 이미 30~40% 이상의 중국 노선 승객이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 국내 항공사의 중국 노선 비중은 아시아나항공이 19%로 가장 높고, 제주항공(15%), 대한항공(13%), 티웨이항공(4%) 순이다. 중국 여행 중단과 예약 취소에 따른 항공 업계의 손실은 지난 2003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때보다 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스가 확산한 2003년 3월 외국인 입국자 중 중국인 비중은 10% 수준이었으나, 2019년 11월에는 35%에 달했다”며 “중국인 여객 감소에 따른 외국인 입국자 감소 폭이 사스 때보다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 업계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2월 출발하는 중국 여행 상품을 예약한 고객들의 취소 문의가 설 연휴 내내 이어졌다”며 “연휴 직후부터 실제 취소 신청이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선 이달(1~27일) 중국 여행 패키지 상품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의 53%나 줄었다. 한 여행 업체 관계자는 “산지 관광이 많은 중국 여행 상품의 특성상 봄철이 성수기인 만큼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28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한 직원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소독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28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한 직원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소독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28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10층 안내데스크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28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10층 안내데스크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신종 코로나 불똥은 유통 업계로도 튀었다. 중국 관광객의 영향이 큰 면세점과 백화점 업계는 긴장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인 대상 매출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던 참이었는데, 난데없는 신종 바이러스 악재 탓에 다시 고객 급감과 매장 위생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로 내몰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4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시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매장과 인도장 근무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임산부와 만성질환 직원에겐 휴직 조치를 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출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1시간마다 소독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3개월 연속 중국인 매출이 늘었는데, 이번 주말 이후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반면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이 포함된 위생용품 업계는 함박웃음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이달 1~27일 액상형 손 세정제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94%나 급증했고, 손 소독제와 마스크도 각각 683%, 329%씩 늘었다. 편의점 GS25는 손 세정제와 소독제, 마스크 판매가 이달 각각 122%, 168%, 159% 늘었다. CU에선 설 연휴 기간(24~27일) 감기약(250.2%)과 해열제(181.8%) 같은 상비약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공항이나 터미널, 휴게소 같은 다중이용시설이나 서울 명동이나 서울역 인근처럼 중국인이 많은 지역의 유통 매장에선 마스크와 손 소독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이들 제품에 ‘품절’ 표기가 된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빠른 배송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지금 결제하면 오늘 발송 예정’ 문구가 있는 상품을 구매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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