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후베이성 방문 학생ㆍ교직원 14일간 등교 금지
교육부, 복지부와 논의 끝에 “개학 연기는 안 하기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개학을 앞둔 일선 학교들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당국은 개학 연기까지 검토했으나 보건당국과의 협의 끝에 학사일정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신 후베이성 방문 학생, 교직원은 귀국일 기준 14일간 등교를 중지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28일 박백범 차관 주재로 전국 17개 시ㆍ도교육청 부교육감과 영상 회의를 열고, 일선 학교의 우한 폐렴 확산 예방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최근 중국 후베이성 지역을 방문했던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서는 입국일 기준으로 14일간의 자가 격리를 요청하기로 했다. 자가 격리되는 학생과 교직원에 대해서는 학교별 전담자를 지정해 수시로 의심 증상을 체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또 졸업식과 같은 단체행사를 가급적 자제하고 추진하더라도 소규모로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박 차관은 “예방활동 강화와 신속한 대응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해당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현황 파악과 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날 조희연 교육감 주재의 대책 회의를 열어 ‘필요할 경우’ 개학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날 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 초등학교 개학연기 청원이 올라와 현재까지 4,000명 안팎이 이 청원에 동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이날 보건복지부와의 논의 끝에 “현재 지역사회 내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범정부적인 방역 체계 강화를 추진하는 상황을 감안해 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서울 시내 학교들은 모두 정상 개교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602개 초등학교 중 약 91%(546개)가 이날부터 2월 3일 사이 개학을 한다. 또 중학교의 390개 중 262개가, 고등학교 320개 중 205개가 같은 기간 각각 학교 문을 연다.
면역력이 약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둔 학부모들은 우한 폐렴 국내 유입과 해외 확산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5세 아이를 키우는 강모(37)씨는 “유치원 단체 채팅방에서 손 소독제를 쓰는지, 중국 외에도 홍콩과 마카오 갔다 온 애들 없는지 확인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심지어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수업해달라는 학부모들까지 나왔다”며 “전업 주부들은 아예 유치원에 보내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서울 노원구의 남지영씨는 “아이가 오늘(28일) 대학병원에 안과 정기 검진을 가는 날이지만 (감염이)걱정돼 진료를 미뤘다”며 “방학이라고 해도 방과후 수업이나 축구교실을 가는데 마스크만 씌워서 보내도 되는지 무섭다”고 토로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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