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역적자 전년대비 20% 줄어

지난해 8월 서울 도봉구 농협하나로마트 창동점의 주류 코너에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가 1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의 수출 규제 정책으로 일본산 ‘소재ㆍ부품ㆍ장비(소부장)’ 수입이 크게 줄었고, 연이어 발생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도 대 일본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현재 정부와 산업계가 추진 중인 소부장 국산화 방안이 성공한다면 무역 적자 폭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 일본 무역수지 적자는 191억 6,300만달러로 전년대비 20.3% 감소했다. 이는 2004년(244억달러) 이후 15년만의 최저치다. 대 일본 무역적자가 200억달러를 밑돈 것도 2003년(190억달러) 이후 처음이다.

일본 무역적자 폭이 크게 감소한 것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제품 관련 소부장 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은 지난 7월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한 후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 주요 소재 수입 대체선을 찾고 국산화에 노력하고 있다.

일본산 제품과 서비스를 쓰지 않겠다는 ‘노노 재팬’운동이 전국민에게 확산되면서 의류, 음료, 자동차 등 소비재 수입액도 크게 감소했다. 일본산 맥주와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50% 이상 줄어들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해 일본산 수입 금액은 475억 7,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9% 감소했다. 중국, 미국, 일본 등 우리나라 3대 수입국가 중 수입액이 감소한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다.

다만 이러한 수입액 감소에도 일본은 여전히 우리나라에 가장 큰 무역 적자를 안기는 나라다. 교역 조건 악화로 대 일본 수출이 동반 감소한데다, 일본이 수출을 규제하지 않은 반도체 제조장비 등의 일본 의존도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와 무관하게 소부장 100대 품목에 대해서도 오는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공급안정화 작업을 추진해 갈 계획”이라며 “소부장 경쟁력 강화 방안은 장기적으로 대일본 무역역조 흐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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