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신종 감염병 대응 관계자들과 화상 회의… “국제적 협력 필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28일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과 만나 “ WHO가 파악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듣고 싶다”고 물었다. 중국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 방지에 대한 대비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제스처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 있는 WHO 아시아ㆍ태평양 환경보건센터에서 마르코 마르투치 환경보건센터장 등을 만났다. WHO에 우한폐렴 확산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자문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는 서울시가 WHO측에 요청해 이뤄졌다. 박 시장은 “서울은 중국인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과 인적 교류가 활발한 국제도시”라며 “국제적인 측면에서의 협력을 논의하고 싶어 WHO 신종 감염병 대응팀 여러분께 회의를 요청한 것”이라고 이 자리를 만든 계기를 전했다. 한 지역의 위기가 국제적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글로벌 시대, 그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국가와 도시 간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 시장의 설명이었다.
박 시장의 현장 인사가 끝난 뒤엔 스위스 제네바와 필리핀 마닐라 등에 있는 WHO 신종 감염병 대응팀 관계자들이 화상 연결로 함께 회의에 참여했다. 마르투치 센터장은 “국가(한국)와 도시적 차원에서 이런 긴급 사태에 대응하는 방식이 잘 수립됐다고 본다”라며 “2년 전만해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박 시장의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재난 대응 원칙하에 지난 20일 방역대책반을 꾸려 이후 24시간 대응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사에서 우한 폐렴 종합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WHO 신종 감염병 대응팀으러부터 예방 조치로 사람들이 인사를 할 때 악수 대신 팔로 하게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며 “새해를 맞아 인사를 주고받는 일이 많은 만큼 시민들에 행동 요령으로 알려 주는 것도 좋겠다”고 방역대책반에 제안했다.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편의점 등에서 마스크가 동이 나는 것을 대비해 누구나 마스크를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도 주문했다.
시는 이날부터 시민의 접촉이 많은 지하철 역사에 손 세정제를 배치했다. 노인과 장애인 등 전염병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해 시 소재 5,000여 개의 복지 시설에 이날부터 마스크도 배포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