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환자 41명 중 13명 연관성 없어
“전염 경로 설명 안돼” 다른 경로 가능성 제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생지로 알려진 우한 화난수산시장. 하지만 최초 바이러스는 시장 밖에서 안으로 유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한=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일명 우한 폐렴)의 최초 발생지가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화난수산시장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27일 미국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중국 과기일보에 따르면, 중국 연구진이 초기 환자 41명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1일 증상이 나타난 첫 환자를 포함한 13명이 화난수산시장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앞서 중국 보건당국은 “신종 코로나 감염환자 ‘대부분’이 수산시장과 연관성이 있어 1월 1일 시장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모든’ 환자라고 단언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관건은 신종 코로나의 유ㆍ출입 경로다. 수산시장의 병원체가 밖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반대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조지타운대 감염병 전문가 대니얼 루시는 “중국 연구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잠복기를 감안할 때 첫 인체감염은 지난해 11월로 추정된다”며 “수산시장에서 확산되기 전에 다른 곳에서 조용히 퍼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가 수산시장에서 밖으로 나온 시점보다 수산시장 안으로 들어간 시점이 더 빨랐다는 얘기다. 그는 우한 보건당국이 지난 11일 발표한 확진환자 수(41명)가 18일까지 유지된 점을 들어 “중국 측 초기정보가 정확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통이강(童贻刚) 베이징화공대 교수는 과기일보에 “신종 코로나가 인간을 숙주로 진화한 때가 10월로 추정된다”고 시점을 더 앞당겼다. 그는 “12월에 수산시장을 거쳐간 첫 환자 발생 시까지 2개월간 바이러스가 다른 환경에서 전파되는 게 가능하다”면서 “수산시장이 바이러스의 집산지이긴 하지만 시장에 노출된 적이 없는 사람 간 전염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메르스를 일으키는 최초 바이러스가 2012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환자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연구를 통해 같은 해 4월 요르단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숨진 2명이 메르스에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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