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 가즈니주에서 27일(현지시간)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를 놓고 항공기 정체와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아프간 현지 주정부 당국이 추락 항공기로 지목한 아프간 국영 아리아나 아프간 항공은 “추락한 여객기가 없다”며 보도 사실을 부인한 가운데 탈레반이 자신들의 장악 지역에서 발생한 이날 사고의 공격 배후를 자처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의 자비훌라흐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날 “미군 병력 수송 항공기를 격추했다”며 “고위 장교들을 포함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추락 지점이 미군기지에서 약 10㎞ 떨어진 곳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 베스 리오던 소장은 아프간 탈레반 통제 지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어떤 비행기가 추락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AP통신에 설명했다. 또 다른 미 국방부 관계자는 “보도를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항공기가 미 국방부 자산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시신 두 구가 목격됐고 항공기 본체와 꼬리 부분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언급한 아프간 현지 언론인 타릭 가즈니왈의 트위터를 소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사고 현장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올라왔다. AP통신은 이 사진이 미군이 아프간에 대한 전자 감시에 사용하는 E-11A 항공기의 잔해일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앞서 아리프 누리 아프간 가즈니주 주정부 대변인은 아리아나 아프간 항공 소속 보잉기가 현지시간 오후 1시10분쯤 가즈니주 데흐야크 지역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리아나 아프간 항공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추락한 여객기는 없다고 부인했다. 또 웹사이트를 통해 모든 항공기가 운행 가능하고 안전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복수의 아프간 주의회 의원도 항공기 추락 사실을 확인했지만 항공기의 정체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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