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기대 수출 비상등, 유통ㆍ관광 등 서비스업도 우려… 성장률 달성 먹구름
중국 우한에서 발생해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가 올해 한국 경제의 반등을 발목 잡을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회복과 민간 소비ㆍ투자 활성화로 올해 2.4%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우한 폐렴 사태가 크게 악화될 경우 적지 않은 경제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우한 폐렴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소비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중국에서 발생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나 국내에 유입돼 확산됐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등 유사한 전염병은 당시 한국경제 성장률을 0.2~0.3%포인트식 낮춘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우선 우한 폐렴이 우리 경제의 주력 성장 엔진인 수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미중 무역분쟁 합의, 반도체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작년보다 3%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우한 폐렴이라는 돌발 악재가 없었을 때 나온 전망이다.
전세계로 확산되는 질병은 국제 교역환경을 악화시키고 이는 수출 주도형인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실제 2003년 맹위를 떨쳤던 사스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분석에 따르면 사스로 인한 교역 위축이 가장 컸던 2003년 5월에는 전년 대비 수출이 3.6% 증가하는 데 그치며, 그 해 연간 교역량 증가율(수출 19.3%, 수입 17.6%)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2015년 메르스 사태처럼 우한 폐렴이 국내에 전방위로 확산되면 민간 경제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한 폐렴 사태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할 수 있고 이는 유통과 여행 등 민간 소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서비스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여기에 국내 확진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경우 국내 소비와 여가 활동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국내에 186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던 메르스 사태는 당시 내수 시장을 짓누른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은행은 당시 메르스가 우리 경제 성장률을 0.2~0.3%포인트가량 끌어내린 것으로 추산했다.
가뜩이나 기초체력이 약해진 한국 경제가 연초부터 ‘이란 사태’에 이어 우한 폐렴이라는 돌발 악재까지 연이어 만나자, 올해 성장률도 예상치보다 더 떨어질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 확대 간부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확산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긴급 점검했다. 28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긴급 관계 장관회의도 개최한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동향에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고, 방역 등을 위한 신속한 예산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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