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한 26일(현지시간) 팬들이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에 있는 맘바 스포츠 아카데미 앞에 설치된 임시 추모소에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27일(한국시간) 미국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열린 올랜도 매직과 LA 클리퍼스의 2019~20시즌 미국프로농구(NAB) 정규리그 경기. 양팀 선수들은 첫 공격에서 24초 바이얼레이션과 8초 바이얼레이션을 고의로 범했다. 이날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브라이언트를 기리기 위한 선수들의 특별한 애도였다. ‘24’와 ‘8’은 LA 레이커스에서 20년간 몸담은 브라이언트의 등번호다. 정규리그 8경기가 펼쳐진 NBA 경기장 곳곳에선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브라이언트는 맹렬한 경쟁자이자, 농구의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었고, 창의적 인물이었다. 가족을 깊이 사랑한 훌륭한 아버지이기도 했다”고 추모했다. 그는 “나는 코비를 사랑했다. 그는 내 동생이나 다름없었다”며 슬퍼했다. 브라이언트가 마지막 트윗에서 언급한 르브론 제임스도 갑작스러운 비보에 “그(코비)의 마지막 말을 기억한다. 당신이 정녕 위대해지길 원한다면, 그리고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되고자 한다면, 그 일을 위해 끝까지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말이었다”고 적었다. 댈러스 매버릭스 마크 큐반 구단주는 성명을 발표하고 코비가 현역시절 후반부에 달았던 등번호 24번을 영구결번하기로 결정했다. NBA에서 자기 팀에서 한 번도 뛰지 않은 선수의 번호를 결번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NBA뿐만 아니라 타 스포츠, 정계와 연예계 등 전세계 유명인사들이 농구 영웅이 던진 비보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최종 라운드를 마치고 방송 인터뷰에서 “18번 홀 그린에 갔을 때 갤러리 사이에서 ‘맘바(브라이언트의 별명)를 위해 해달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고 있다가 이제 알게 됐다”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프다”고 말했다. 육상 스타 우사인 볼트는 트위터에 과거 경기장에서 브라이언트와 만난 장면이 담긴 사진과 함께 “아직도 믿을 수 없다”고 충격을 전했다. 축구스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는 이날 페널티킥 성공 직후 양손으로 손가락 두 개와 네 개를 들어 브라이언트의 등 번호 ‘24번’을 표시한 뒤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끔찍한 뉴스”라며 “브라이언트는 역대 최고의 농구선수 중 한 명이며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하려 했다. 그는 가족을 너무나 사랑했고, 미래에 대한 강한 열정을 품고 있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유족에게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는 “코비는 세계와 미 전역의 농구 팬들에게 기쁨과 흥분을 가져다 줬다”면서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큰 삶을 살다 갔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날 열린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도 브라이언트에 대한 추모로 막을 열었다. 시상식이 열린 스테이플스 센터는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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