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이기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컵을 사상 처음 거머쥐었다.
김학범(60)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사우디를 연장 끝에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9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더해, 대회 우승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매 경기마다 변칙 전술을 선보이던 김 감독은 이날 호주전 선발명단에서 3명의 선수만 바꿨다. 줄곧 7명(이란전), 6명(우즈베키스탄전), 8명(요르단전)씩 변화를 주던 김 감독 전술 중 가장 적은 변화폭이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 두 골을 기록한 오세훈(상주ㆍ21)를 원톱으로 기용했고, 왼쪽 날개로 활약하던 김진야 (서울ㆍ22)를 오른쪽 날개로 옮겼다. 왼쪽 날개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ㆍ21)이 맡았다.
전반 양팀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한국 선수들의 발끝에서 몇 차례 슛이 나왔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두 경기를 쉬고 선발로 나선 정우영이 두 차례 결정적인 슛 찬스를 잡았지만 안타깝게 골문을 벗어났다. 사우디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스트라이커 압둘라 알함단이 공격적인 슛이 한 차례 가슴을 철렁이게 했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감독은 이른 시간 세 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이동준(부산ㆍ23) 이동경(울산ㆍ23)과 김대원(제주ㆍ23)이 차례로 교체 투입됐다. 이동준은 교체 투입 직후부터 사우디 진영을 여러 차례 휘저으며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하지만 고대하던 골은 나오지 못했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양팀은 연장 전반에도 답답한 경기를 이어 나갔다. 누구 하나 골문을 위협하는 슛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길어진 경기 시간으로 인해 선수들 움직임 역시 점차 둔화돼갔다.
연장 후반, 심기일전한 대표팀은 다시금 공격에 시동을 걸었다. 연장 후반 8분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인근 좌측에서 반칙을 얻어냈고, 이동경의 정교한 프리킥을 정태욱(대구ㆍ23)이 높은 타점을 이용한 헤딩으로 마침내 사우디의 골망을 갈랐다. 긴 갈증 끝에 나온 득점이었다.
AFC U-20 챔피언십에서 전승(6승)으로 우승한 건 김학범호가 처음이다. 김학범호는 조별리그 3경기(중국 1-0승·이란 2-1승·우즈베키스탄 2-1승)를 시작으로 요르단과 8강전(2-1승), 호주와 4강전(2-0승)에 이어 사우디와 결승전(1-0승)까지 내리 6연승의 '퍼펙트 우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1회 대회 4위, 2회 대회 준우승, 3회 대회 4위에 그치다가 4회 대회를 맞아 우승하며 '3전 4기'에 성공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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