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인터뷰]
“직장암이어도 항문 제거하는 비율 4%에 불과”
대장암 수술, 로봇·복강경 98%로 대세
김진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직장암이면 항문을 제거한다고 여겨 수술을 기피하곤 하는데 항문을 살리는 비율이 96%나 된다”고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해마다 3만명 정도가 대장암 진단을 받는다. 암 가운데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대장암 환자가 2017년에는 2010년보다 두 배가 넘을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요인은 11%로 폐암(22.5%)과 간암(13.4%)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통계청 ‘2018년 사망원인 통계’).

대장암은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1.5배나 많이 걸린다. 회식 등으로 인한 잦은 음주나 흡연, 운동 부족, 비만 등 식생활 습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장암 발병 연령대는 70대가 27.8%로 가장 많고, 60대(25.6%), 50대(21.8%) 순이지만 최근 30~40대 젊은 환자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장암 수술 전문가’ 김진(50)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직장암이면 항문을 제거하고 영구 장루(인공 항문)을 만들어 주는 수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아는 환자가 적지 않지만 항문을 보존하는 비율이 96%나 된다”고 했다.

-암 사망요인 3위인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치료 경과가 아주 좋다. 그러려면 ‘암의 씨앗’으로 불리는 대장 용종(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이 돼 점막 위로 돌출돼 있는 상태)을 대장내시경을 통해 치료하면 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의 80~85%가 용종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용종을 그냥 놔두면 이르면 4~5년, 늦어도 10년 이내 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대장 용종의 50% 정도는 대장암으로 악화할 수 있는 종양성 용종으로 크기와 상관없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장 용종이 한번 생겼다면 재발할 확률이 30~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용종 재발에는 고령·남성·음주·흡연·비만·운동 여부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대장 용종 재발과 대장암 발병을 막으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붉은 살코기, 고칼로리·고지방식, 동물성 포화지방 등을 줄이고 채소나 과일, 곡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으로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절제된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을 하고 절주·금연이 필요하다. 가족 중에 용종을 많이 생긴 다발성 용종을 가진 사람이 있거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30세 때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작하라는 것이 학계의 권고다. 저위험군이라도 50세부터 적어도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직장암은 수술하기 쉽지 않은 까다로운 암인데.

“대장암 가운데 가장 많은 결장암은 수술부위가 넓고 단순하다. 반면 항문에서 위쪽으로 15㎝ 부분까지 발생한 직장암은 수술이 무척 까다롭고 고약한 암이다. 골반 속 좁은 곳에 위치하고 방광과 자궁, 전립선 등 다른 장기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 항문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로봇수술을 하면 좁은 공간에 쉽게 들어갈 수 있고 4개의 로봇 팔이 의료진의 두 팔을 대신하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복강경수술도 3D 입체 화면을 도입해 눈으로 직접 환부를 보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역시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2006~2015년 수술을 받은 1~3기 직장암 환자 1,200명을 조사한 결과, 5년 생존율이 84.5%나 됐다. 3기일 때도 5년 생존율이 80%나 됐다. 이는 국가암통계 자료에 보고되는 국내의 평균 5년 생존율보다 높았다. 세계적인 의료기관들과 비교해도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4기 직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도 25% 정도였다. 또한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의 개복수술과 복강경/로봇수술 비율은 2%대 98%이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모든 수술이 로봇이나 복강경으로 이뤄진다는 얘기다. 이처럼 고려대 안암병원은 대장암 치료를 하는데 최소침습수술이 특화돼 있다.”

-직장암이면 인공 항문을 만들어 주는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보통 항문에서 5㎝ 이내에서 생기는 하부직장암은 항문을 제거하고 영구 장루(인공 항문)를 통해 배설할 수 있도록 수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는 암의 침범 범위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와 경(輕)항문 초음파 검사로 정확히 분석해 직장암이 직접 항문 괄약근을 침범하지 않았으면 항문에 가까이 있어도 항문을 보존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이로 인해 직장암 수술 후 영구 장루 없이 자신의 항문을 보존하는 비율이 96%까지 끌어올렸다.”

-대장암은 재발률이 높아 문제인데.

“대장암은 국소재발뿐만 아니라 림프절(임파선)과 혈관을 통해 간·폐 등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대장암 수술 시 종양의 직접 조작을 최소화하고 정확히 박리해야 하며 최대한 깊은 부위의 림프절까지 제거해야 한다. 재발을 하면 생존율은 크게 떨어진다. 재발성 직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0~40%로 병원마다 편차가 크다.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암수술센터는 재발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세계 최고 수준인 40%를 기록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대장암 예방 10대 원칙]

-총 칼로리 섭취량 중 지방 비율을 30% 이하로 줄인다.

-평소 우유, 신선한 채소, 과일 등과 함께 양질의 식이섬유를 하루 20~30g 이상 섭취한다.

-붉은색 육류나 가공육을 피하고 담백한 가금류, 생선, 두부 등을 선택한다.

-발효된 유제품(요구르트 등)을 충분히 섭취한다.

-하루 1.5L 이상 물을 충분히 마신다.

-짠 음식을 피하고 싱겁게 먹는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조미료, 훈제식품 등을 피하고 적당한 체중을 유지한다.

-음주ㆍ흡연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50세 이후 5~10년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다.

-가족력 등의 위험인자가 있다면 진료를 받아 검사법을 정한다.

김진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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