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이 채 안 남은 4ㆍ15 총선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치러지는 마지막 전국단위 선거다. 선거전에 뛰어든 청와대 출신 인사가 유독 많은 한 배경으로 꼽힌다.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 따라 출마를 선언한 청와대 출신 인사만 60명이 넘는다. 하지만 청와대 출신이라고 꽃가마를 태워주는 건 이미 옛말이다. 공천장을 쥔 더불어민주당은 가혹한 검증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경력만 믿고 있다간 낭패를 볼 가능성이 크다. 좁아진 문을 누가 통과할지, 본격화할 총선 정국의 관전 포인트다.
청와대 출신 총선 도전자의 선봉에는 수도권 험지에 나선 수석비서관급 인사가 섰다. 지난해 7월 청와대를 떠난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과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서울 양천을)은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정 전 수석은 오신환 새로운보수당 의원에, 이 전 수석은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에 석패했다. 주형철 전 경제보좌관은 정치 신인임에도 험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의 대항마로 대전 동구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수석 출신이라고 인센티브는 없다. 본선만큼 치열한 예선을 치르고 있다. 대통령비서실 원년 멤버인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4선 현역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전북 익산을에 도전장을 냈다. 이 지역에서 17대 의원으로 당선됐던 한 전 수석은, 당내 경선의 벽부터 넘어야 한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악재다. 경기 성남중원 탈환전에 나선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도 치열한 예선 레이스를 하고 있다. 지역위원장으로 바닥을 다져온 조신 예비후보가 강력한 경쟁자다. 본선 상대는 4선의 신상진 한국당 의원이다.
비서관급 중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변인ㆍ춘추관장을 맡았던 5인방이 모두 총선에 나서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9대 의원 출신인 박수현 전 대변인은 충남 공주ㆍ부여ㆍ청양에서 4선 관록의 정진석 한국당 의원과 리턴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전북 군산에서 재선의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과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 논란 끝에 보수 진영과 언론의 표적이 된 탓에 시작부터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높인 인지도가 강점인 고민정 전 대변인은 수도권 흥행 카드로 고려되고 있다. 현역 불출마로 공석이 된 서울 광진을이나 경기 일산 등지가 두루 거론된다. 권혁기 전 춘추관장은 서울 용산, 유송화 전 춘추관장은 서울 노원갑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비서관급 가운데는 민주당 현역 의원과 맞붙는 인사가 더러 있다.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은 서울 성북갑을 출마지로 정했다. 3선의 유승희 의원과 경쟁한다.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은 서울 은평을에서 초선의 강병원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은 경기 남양주을에서 김한정 의원을 대신하겠다고 나섰다.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은 전남 나주ㆍ화순에서 지난해 입당한 손금주 의원과 경쟁하게 됐다.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은 서울 강북갑에서 오영식 전 의원과 공천 경쟁을 한다.
수도권에서는 이밖에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서울 강서을), 최재관 전 농어업비서관(경기 여주ㆍ양평)이 도전장을 냈다. 충청지역에서는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충남 아산갑),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충남 서산ㆍ태안), 나소열 전 자치분권비서관(충남 보령ㆍ서천) 등이 나선다. 호남지역에선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광주 광산을), 김금옥 전 시민사회비서관(전북 전주갑) 등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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