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는 격리치료, 젖먹이는 엄마 품 떠나 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해 휩쓸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감염 의심환자가 아이를 출산했다. 전염병이 휩쓸고 있는 난리통에도 새로운 생명의 기운은 어김없이 움텄다. 하지만 의료진은 감염이 두려워 신생아 체중도 재지 않았다고 한다.
25일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음력으로 섣달 그믐인 전날 낮 12시15분쯤 우한대 중난병원 산부인과에서 28세 산모가 아이를 낳았다. 산모는 임신 38주5일째로, 23일 통증 등 출산 임박 증세가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발열 등의 증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이에 의료진은 섣불리 산모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제왕절개 수술을 받는 동안 수술실에는 1급 방호조치가 내려졌고, 호흡기는 물론 피부 점막까지 보호장구를 차야만 했다. 출산 이후에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신생아의 체중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았다. 앞으로 신생아가 임산부의 증상에 영향을 받을지도 관건이다. 병원 측은 “태어난 아이가 직간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을 지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경우 신생아의 감염 위혐이 높아 아이는 바로 가족에게 넘겨져 집으로 돌아간 상태다. 병원보다는 집이 안전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산모는 병원에서 격리 관찰을 계속하며 추가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 병원에는 이외에도 임신부 2명이 입원해 출산을 앞둔 상태다. 이들 모두 고도 의심환자로 분류된 터라 의료진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졸였던 마음을 다독이며 손녀를 안고 기쁜 마음에 돌아갔지만, 병원 측은 감염 치료와 산모 출산이라는 버거운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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