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우한(武漢) 폐렴’ 사망자가 하루 만에 1.5배 급증했다. 확진자 수도 200명 넘게 늘었다. 중국 정부가 앞서 23일 우한시에 봉쇄령을 내리고 외부로 통하는 항공, 기차 등을 모두 멈추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으나 바이러스 확산세를 잡지 못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4일 우한 폐렴 확진자는 830명, 사망자는 25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본토에서 전날 하루에만 25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8명이 숨졌다는 설명이다. 확진자 가운데 중증환자는 177명인 한편 퇴원자는 34명에 불과하다. 또 처음으로 발병지인 우한이 속한 후베이(湖北)성 외 지역에서 사망자가 1명 발생했다. 위원회가 현재 감염 의심환자 1072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 본토 밖인 홍콩(2명)과 마카오(2명), 대만(1명)에서는 확진자가 더 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우한에 내린 봉쇄령을 인근 도시 7곳로 확대했다. 봉쇄령이 내려진 도시는 황강(黃岡). 어저우(鄂州), 츠비(赤壁), 셴탸오(仙桃), 첸장(潛江), 징먼(荊門), 지장(枝江) 등이다.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화권을 제외한 나라들의 환자수도 9명으로 늘었다. 현재 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태국(4명), 일본(2명), 한국(1명), 미국(1명), 싱가포르(1명)이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지난 20일 싱가포르로 입국한 66세 중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일본에서도 우한시에 거주하다 최근 일본에 여행 온 40대 남성 여행객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고 도쿄도(東京都)의 의료기관에 입원 중이다. 앞서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도 우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30대 중국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우한 폐렴 상황이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준은 아니라고 23일(현지시간) 발표하면서 중국 외 국가에서는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요한 근거로 들었다. 중국 본토 상황은 심각하지만 다른 국가 상황은 아직까지 보건당국 등의 자체적인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 외에 AFP통신은 미국에서 최근 우한을 다녀온 텍사스 대학 학생 1명이 우한 폐렴 의심 증세를 보여 격리 조치 후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등지에서 의심 환자 보고는 있었으나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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