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춘제(春節ㆍ설) 연휴에 자금성을 폐쇄한다. 한국으로 치면 설날에 경복궁 입장을 막는 셈이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자금성을 관리하는 고궁박물원은 23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계정에 공지를 내고 “정월 초하루인 25일부터 출입을 전면 금지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해 방역작업이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경우 발생할 교차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개관 시점은 별도로 통지할 것”이라면서 “이미 인터넷으로 표를 구매한 관람객에게는 휴대폰 번호로 환불 정보를 알려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자금성은 연간 관람객이 2,000만명에 육박하는 베이징 최고의 관광지이자 중국 역사의 상징이다. 특히 춘제 연휴는 자금성을 찾는 적기이기도 하다. 전통의상인 한푸(漢服) 열풍에 힘입어 젊은이들도 중국 문화유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이미 영화관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는 발길이 점차 끊기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폐렴 사망자가 처음 발생했다. 허베이(河北)성 보건 당국은 23일 “우한 폐렴 감염자인 80세 남성이 전날 숨졌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우한에 있는 친척집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몸에 이상을 느껴 치료를 받으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우한 폐렴 사망자는 18명으로 늘었다. 2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중국과 중화권 확진자는 616명에 달한다. 이중 95명은 위중한 상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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