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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철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행정 ‘15년째’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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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철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행정 ‘15년째’ 펼쳐

입력
2020.01.24 10:02
수정
2020.01.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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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흑산면 흑산초ㆍ중학교 학생들이 철새 서식지에서 먹이주기 행사를 펼치고 있다. 신안군 제공
전남 신안군 흑산면 흑산초ㆍ중학교 학생들이 철새 서식지에서 먹이주기 행사를 펼치고 있다. 신안군 제공

1,004개의 섬을 보유해 ‘천사의 섬’으로 알려진 전남 신안군이 철새의 서식지를 보존하고 주민들간의 공존을 위해 지난 15년간 노력한 결과, 자연환경의 보고(寶庫)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안군은 주민의 오랜 숙원인 흑산공항 건설을 위해 소규모 습지조성 등 철새 피해 예방 활동까지 펼치고 있어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24일 신안군 등에 따르면 2007년부터 철새관리 담당계를 신설, 철새보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과 노력을 하고 있다. 신안탐조대회, 철새먹이경작 사업, 국내 최장기 국제철새심포지엄 개최(10회), 동아시아 철새 이동경로 주요서식지 지정 등 국제 보호지역 등재, 도요물떼새 네트워크 사무국 유치ㆍ운영, 지역주민의 철새보전 인식증진 등을 통해 10여년 전부터 철새와 서식지 보전을 위해 앞장서 왔다.

섬과 갯벌, 그리고 바다로 있는 신안은 자연환경을 인류의 유산으로 지키기 위한 행정을 펼친 결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및 국내 최대의 습지보호지역 지정,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등 전국에서 환경보전을 위해 가장 노력하는 지방자치단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군은 2009년 바닷새 집단번식지인 칠발도를 국립공원에 편입시키는 등 흑산도의 자연환경 지키기, 철새와 서식지 보전을 위해 지역환경단체와 함께 힘써왔다.

또 흑산도 지역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인 흑산공항 건설로 인한 철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철새먹이경작 △철새박물관 조성 △철새보금자리 소규모 습지 조성(12개소)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신안의 섬들은 철새들의 중요한 서식지이자 번식지이며 중간기착지 역할을 한다. 가거도에 딸린 구굴도는 7만여쌍의 바다제비 번식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세계에서 가장 규모로 알려져 있다. 구굴도 인근 무인도는 멸종위기종 검은머리물떼새의 번식지이기도 하다. 홍도, 태도, 만재도 등 주변의 많은 섬은 철새들의 주요 중간기착지로 봄과 가을에는 번식지로, 겨울에는 월동지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군은 철새들의 중간기착지인 흑산도에 소형공항건설(다도해해상국립공원 면적 0.02%)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11개의 유인도를 포함한 300여개의 섬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 지역주민들의 오랜 숙원인 해상교통환경 개선과 낙후된 섬 발전 등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추진되는데, 일부 환경사회단체들의 반대도 있다.

신안군과 주민들이 봄철에 뿌려준 조를 먹고 있는 검은머리촉새.
신안군과 주민들이 봄철에 뿌려준 조를 먹고 있는 검은머리촉새.

이에 군은 흑산도를 찾아오는 철새들은 대부분 진리마을 농경지나 배낭기미습지 등을 찾아 먹이 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데 공항부지인 예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종다양성이 떨어지고 번식하는 종도 소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군은 철새보전을 위해 공항부지에서 6.5㎞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 철새 대체서식지를 조성했다. 올해부터는 흑산도 본도와 떨어진 태도, 만재도, 가거도를 포함하여 총 42,300㎡까지 철새 대체서식지를 확장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야생조류는 총상, 올무, 쓰레기, 로드킬, 독극물 중독, 유리창 충돌 등으로 큰 피해를 입지만 흑산도의 경우 수렵 활동이 금지된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어 철새 피해가 적은 편이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매년 800만 마리, 하루 2만 마리의 조류가 유리창 충돌로 피해를 입는다. 이에 대해 신안군은 철새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흑산도 주요 관공서의 유리창에 조류 충돌 저감 버드가드(Bird Gard)를 설치하고 초ㆍ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흑산소형공항건설 추진 전부터 철새서식지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며 “자연환경 보전과 인간의 상생은 신안군의 핵심 정책으로 철새와 공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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