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자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 체류 자국민을 포함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베이징(北京)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은 ‘우한 폐렴’의 창궐을 막기 위한 예방 조치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과 자국민의 베이징발 평양행 탑승을 금지했다. 평양을 오가기 위해서는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베이징의 고려항공을 봉쇄한 것은 우한 폐렴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고려항공 측은 “우리 당국이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다”면서 “북한 사람들도 고려항공 표를 사서 입국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한 북한 소식통은 “꼭 북한에 입국해야 하는 사람에 국한해 탑승을 허가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중국 내 북한 전문 여행사들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우한 폐렴 확산 때문에 22일부터 중국 여행객의 입국을 중단한다는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우한 폐렴 때문에 북한이 관련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런 ‘통행금지’ 조치는 우한 폐렴이 북한의 퍼질 경우 의약품 부족 등으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3년 중국에서 중중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이 한창 유행이던 지난 2003년에 북한은 평양-베이징 항공 노선을 차단했으며 신의주 세관마저 일시 폐쇄하기도 했다. 2014년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지자 북한은 또다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면서 같은 방식으로 전염병 확산에 대응했다.
북한 당국이 우한 폐렴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에 나섬에 따라 고려항공뿐만 아니라 중국과 연결되는 기차, 선박이 통제되고 통관도 제한되면서 북중 간 연결 노선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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