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22일 로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로마=로이터 연합뉴스

이탈리아 연립정부가 붕괴될 위기에 빠졌다. 중도좌파 성향 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분열되는 모양새다. 소속의원의 탈당이 이어지자 당대표가 사임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2년여간 당을 이끌어온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이 자신의 리더십을 둘러싼 내분 속에 결국 당권을 포기했다. 디 마이오 장관은 이날 당원 연설에서 오성운동 대표직에서 사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디 마이오 장관은 1시간가량 진행한 연설에서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며 “후임자가 오성운동을 재창당해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오성운동은 비토 크리미 상원의원을 임시 당 대표로 추대하고 오는 3월 전당대회에서 정식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당 운영을 맡기기로 했다.

최근 한 달 새 10명 안팎의 상ㆍ하원 의원들이 당 운영 방식과 당의 미래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잇따라 탈당하면서 디 마이오 장관이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9월 당권을 잡은 디 마이오 장관은 이듬해 3월 총선에서 33%의 득표율로 오성운동을 창당 9년 만에 이탈리아 집권당으로 등극시키며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며 반 토막 난 당 지지율에 주요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하며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애초 3월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에게 당권을 물려주고 자연스럽게 2선으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잇따른 탈당이 사퇴 결심을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디 마이오 장관은 애초 내각 직책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장관직까지 던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세페 콘테 총리와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 등 연정 핵심 인사들은 “디 마이오 장관의 당 대표직 사임이 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방어막을 치고 있으나 오성운동 리더십 교체가 연정에 불러올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현지 정치 전문가들은 26일 에밀리아-로마냐주(州)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연정이 지속 가능할지, 아니면 붕괴 수순을 밟을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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