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법원이 시간당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실제 근로시간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재계에서는 통상임금 ‘공포’가 또 다시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 포함되지 않던 고정적인 연장ㆍ야근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관련 소송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재계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대기업보다 중소ㆍ중견기업에 더 큰 영향이 미친다고 보고 있다. 중소ㆍ중견기업에서 임금 체계 개편이 더디게 진행 중이고, 노사 간 합의 사항이 세밀하지 않아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고정적 연장근로’를 단체협약에 규정하고 있는 일부 대기업도 이번 대법원 판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일부 세부 기준이 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의 관행을 부정한다면, 현장에서는 노사자치가 뿌리내리기 힘들다”며 “근로자에게 유리한 합의는 인정해주고 불리한 기준은 법 위반이라고 한다면, 사업장 특성에 맞는 노사합의를 도모할 수 없고 기업들은 매우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통상임금 관련 ‘줄소송’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에 유리한 판례가 나오면서 통상임금으로 노사 간 분쟁이 있었던 기업의 경우 노조 측에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또 현대중공업, 만도, 두산, 아시아나항공 등 현재 통상임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 기업들도 불안감이 한 층 커질 수밖에 없다.

정조원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창출팀장은 “얼마나 많은 기업이 단체협약에서 연장ㆍ야근수당에 대한 합의를 이뤘는지는 파악이 어려워 이번 판결에 대한 정확한 파장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관련 합의가 있는 노조의 경우 기업에 통상임금 인상을 위한 소송이나 다른 움직임을 취할 것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이에 따른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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