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공고… 이견은 당연, 합의 찾는 게 중요” 
민주당 영입인재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인터뷰. 박형기 인턴기자

“한미 간에 서로 이견을 조율하고 합의해가는 과정 자체가 한미동맹이 건강하다는 증거죠.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는 방식의 한미동맹은 건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영입인재 3호’로 발탁된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 김병주(58) 전 육군대장은 22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한미동맹 관련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논란 등 현 정부 들어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북미 대화를 견인하기 위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축소ㆍ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선 “(훈련을) 축소ㆍ조정하더라도 대체 훈련을 통해 연합준비태세는 확고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대하는 ‘독자 파병’을 결정한 것에 대해선 “묘수”라고 평가했다.

육사 출신의 김 전 대장은 육군 제30기계화보병사단장과 육군 제3군단장 등을 거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특히 그는 최초의 미사일사령부 출신 대장이자, 문재인 정부의 첫 대장 승진자다.

민주당 영입인재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인터뷰. 박형기 인턴기자
 -정치를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 당에서 제안을 받고 거절 취지로 답했다. 전역하자마자 정치하는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민주당이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는데 내 능력이 필요하다’는 이해찬 대표의 말에 움직였다. ‘힘을 통한 평화’는 내 지론과 같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국방 예산을 매년 평균 7.5%씩 증액하고 F-35A, 글로벌호크 등을 도입하며 이를 실천하고 있었다. 그래서 정치를 결심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동맹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한미 간 이견이 지나치게 부풀려지고 있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시험을 하고 남북이 대치했던 2017년만 해도 양국 간 이견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북미, 남북 간 대화 국면이 조성되고 남북교류와 비무장지대(DMZ) 내 공동유해발굴 등 한미 이슈가 너무 많아졌다. 처음부터 일치된 견해를 가질 수 없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양국이 이견을 조율ㆍ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대부분 합의점이 도출됐다. 건강한 관계다. 처음부터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요구를 들어주는 방식의 동맹은 되려 건강하지 않다. 가령 방위비 분담금을 5조원 수준까지 올리자는 미국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면 우리 국민 사이에서 반(反)미 감정이 싹트고 동맹은 후퇴할 것이다. 현재 한미동맹은 공고하다.”

 -북미 간 대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미연합훈련을 축소ㆍ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미연합훈련 축소ㆍ조정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그럴 경우 다른 형태로라도 더 강한 훈련을 해서 연합준비태세를 확고히 해야 한다. 연합훈련이 중요한 이유는 언어ㆍ무기ㆍ전투교리 등 한미가 훈련을 통해 간극을 좁혀갈 수 있어서다. 연합준비태세는 오히려 더 강화돼야 한다. 일례로 (2018년 6월)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유예한다고 해 저와 빈센트 브룩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둘 다 당황한 적이 있다. 그래서 (UFG는 유예하되) 여타 지휘소훈련, 전투참모단 훈련 등을 자주 실시했던 기억이 난다.”

 -군사력 증강을 골자로 한 ‘힘을 통한 평화’와 남북 대화 기조가 충돌하는 지점도 있을 것 같다. 실제 북한은 F-35A 도입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표면적으론 충돌할 수 있지만 힘이 강해져야 평화도 쉽게 온다. 손자병법에도 ‘이겨놓고 싸운다’는 말이 있다. 먼저 스스로 강해지면 적과 싸우지 않고도 굴복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힘이 없는 평화는 ‘사상누각’이다. 우리 5,000년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힘이 강했던 시대는 감히 외적들이 우리를 넘보지 않았지만, 약할 땐 아픔을 많이 겪었다. 그런 역사를 반복해선 안 된다.”

민주당 영입인재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인터뷰. 박형기 인턴기자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으로 계실 당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인 (2017년) 8~9월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실제 유럽 일부 국가들은 올림픽 불참을 검토하기도 했다. ‘반쪽’ 올림픽을 막기 위해선 미국의 도움이 필요했다. 근데 미국에선 기본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기류가 있었다. 그래서 당시 브룩스 사령관을 설득했고, 다행히 워싱턴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후 저와 브룩스 사령관이 함께 7번이나 평창에 가서 ‘한미동맹 공고하다’는 메시지를 외부에 던졌고, 트럼프 대통령도 올림픽을 지지하는 선언을 했다. 세계가 안심했고,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체계적으로 잘 추진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최초 평가(IOCㆍ기본운용능력)를 했고, 올해도 2단계 평가가 예정돼 있다.”

 -미국이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을 확대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유사시 한반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우려도 있는데. 

“한미연합사와 유엔사의 관계를 이해하면 그런 우려는 하지 않을 것이다. 유엔사 임무는 두 가지다. 평시에는 정전협정 관리다. 전시엔 유엔군 전력을 모아 한미연합사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권한이나 범위가 정해져 있고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민주당 영입인재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인터뷰. 박형기 인턴기자
 -정부가 아덴만 해역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대하는 식의 ‘독자 파병’ 카드를 꺼냈다. 

“묘수다. 핵심은 연합사령부 격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 연락관을 보내 한미가 공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한국 선박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 때를 보자. 당시 청해부대가 피랍 지역까지 가는 데만 걸리는 시간이 4일이었다. 이 기간에 미군은 정찰기를 띄워 정보를 수집했고, 파키스탄 구축함을 통해 해적을 감시하게 했다. 미군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작전계획을 세웠고 4일 후 곧장 작전을 개시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한미 공조 시스템을 통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을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야당에선 파병에 대한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세히 따져볼 일이지만 과거 경험상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작년에 국회를 통과한 청해부대 파병 비준 동의안에) 작전지역이 아덴만에 국한되긴 했지만, 우리 국민이나 어선이 위험에 처하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달렸다.”

 -국회의원이 되면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국방부와 군의 얘기를 듣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법과 제도로 뒷받침 해주려고 한다. 조금 더 찬찬히 살펴보겠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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