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에 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소재ㆍ부품ㆍ장비 경쟁력위원회는 22일 인천 서구의 포토레지스트 소재 생산업체인 경인양행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2020년 소재ㆍ부품ㆍ장비 대책 시행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 수출규제로 가장 피해가 우려됐던 3대 품목(불화수소ㆍ플루오린 폴리이미드ㆍ포토레지스트)은 국내 생산 확대, 수입국 다변화 등을 통해 공급 안정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보고했다.
액체 불화수소(불산액)는 공장 신증설을 통해 국내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했고 중국산 등 제3국 제품도 시험을 거쳐 실제 생산에 투입됐다.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는 지난해 말 신규 공장을 완공하고 시제품을 생산해 국내 생산 기반을 확보했으며 미국산 제품 수입과 생산 투입도 병행 중이다. 포토레지스트는 유럽산 등 제품을 시험 중이고, 자체 기술개발과 미국 듀폰 등의 투자를 유치해 국내 공급기반을 강화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지난해 말 신규 공장을 완공한 후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에는 큰 변화가 없어 핵심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산업계는 관련 정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100대 품목 기술개발에 1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부처 간 협력사업을 확대한다. 특히 3대 규제 대상 품목은 완전한 수급 안정화 달성을 목표로 국내생산 등 기업 활동을 지원한다. 1,500억원을 들여 15개 공공연구소ㆍ나노팹(기업체가 나노기술을 적용한 소재 등의 시제품 제작, 시험평가 등을 할 수 있는 공장) 등 테스트베드(시험장)를 대폭 확충한다. 또 국가연구인프라(3N)를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연구개발(R&D)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위원회는 이날 6건의 협력사업을 승인했다.
이번에 승인한 협력사업 대상은 반도체 전(前) 공정과 이차전지용 소재, 불소계 실리콘 소재 등으로 현재 전량 또는 상당액을 해외에 의존하는 품목이다.
수요-공급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이나 시제품 테스트 수준의 협력을 넘어 국내외 기업·연구소와 기술 제휴·이전, 해외 M&A, 대규모 투자 등 품목별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형식을 채택했다. 또 기존의 개별ㆍ단편적 지원에서 벗어나 각 부처의 전향적 검토를 기반으로 R&D, 정책금융, 인력, 규제 특례 등 사업 전 주기에 걸쳐 포괄적·패키지형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양국의 불확실성을 높이며 부당한 조치인 만큼 원상회복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소재·부품·장비의 공급 안정화와 경쟁력 강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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