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10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2018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도 함께 이뤄냈다.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진 덕분이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9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9.3% 증가한 105조7,904억원, 영업이익의 경우 52.1% 증가한 3조6,84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3.5%로 전년 대비 1% 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경상이익,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67.7%, 98.5% 증가한 4조2,429억원, 3조2,64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 대수는 442만5,528대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국내 판매량(74만1,842대)의 경우 2018년보다 2.9%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가 4.8% 감소한 368만3,686대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7% 감소함 65만대에 불과했다. 2018년까지 성장세를 보였던 유럽시장에서도 1.5% 가량 판매량이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감소에도 매출액과 수익성은 증가했다.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ASP가 높은 SUV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차 SUV 판매 비중은 2018년 35.8%에서 지난해 40.5%로 증가했다. 지난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판매량도 8만3,275대로 전년 대비 8.9% 가량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원화 약세 등의 긍정적 영향이 더해지며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0.9%포인트 낮아진 83.0%를 나타냈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은 3분기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판매 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여건 등으로 전년대비 52%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해에는 주력 차종의 신차가 출시되고 제네시스 라인업이 한층 강화되는 만큼 올해 5% 수익성 달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미ㆍ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중동ㆍ유럽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산업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선진국 판매 부진이 심화되는 등 저성장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시장 환경을 고려한 합리적인 물량 운영과 지속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목표로 국내시장 73만2,000대, 해외시장 384만4,000대를 더한 총 457만6,000대를 수립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는 “내수 시장에서는 신형 그랜저, GV80 성공적인 출시와 신형 아반떼, 투싼 등 주력 차종의 신차 효과를 노리고, 하반기 GV70까지 더해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며 “해외시장의 경우 권역별 특성을 고려한 효율적 인센티브 전략을 추진하고, 부품 공용화를 통한 환경차 수익성 개선에 중점을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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