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을 소재로 5개국에서 펼치는 대규모 현대미술 프로젝트 ‘커넥트(Connect)’가 열리는 데 이어 칠레 출신 설치 미술가 이반 나바로가 남성 듀오 동방신기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만든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 SM타운 뮤지엄에서 선보이고 있는 나바로의 ‘TVXQ!’는 동방신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으로, 작가가 어린 시절 생긴 빛에 대한 트라우마를 네온과 형광등을 사용해 승화했다는 것이 동방신기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설명이다.
칠레 출신 설치미술가 이반 나바로는 어린 시절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를 경험했다. 피노체트 군부는 자유를 억압하고 혁명을 제한하기 위해 저녁 5시가 되면 불을 모두 끄게 했는데, 이 같은 유년 시절 기억은 나바로가 훗날 빛을 이용한 작업을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나바로의 ‘TVXQ!’는 ‘봄’(BOMB), ‘비트’(BEAT), ‘블로’(BLOW) 등 의성어를 드럼 안에 거울과 네온을 이용해 설치한 ‘드럼 시리즈’ 중 하나로, 그가 즐겨 사용하는 네온을 동방신기를 상징하는 ‘레드 펄’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빛과 거울을 사용해 한없이 반사되는 ‘TVXQ’가 무대 위 동방신기의 퍼포먼스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작품은 소리의 시각적 표현을 보여주는 동시에 악기가 지닌 본래의 기능을 제거하고 부정하며, 작품 속 내재된 침묵과 정적으로 시각과 소리의 관계를 탐구하며 소리와 움직임에 대한 묘한 인식을 만들어낸다”고 부연했다.
SM타운 뮤지엄에서는 이반 나바로의 ‘TVXQ!’ 외에도 미디어 아티스트 작가 그룹 ‘콜라주플러스’의 장승효 작가가 가수 보아에게 영감을 얻어 만든 ‘드리밍 플라워(Dreaming Flower)’ ‘아일 세이브 유(I’ll Save You)’ 등 협업 작품도 전시돼 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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