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이상 주택은 공시가 현실화율 최고 8%포인트 가산”
올해 서울의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6.82% 올랐다. 표준단독주택은 전국 단독주택 418만호 중에서 정부가 선정한 22만호를 뜻하는데, 이들은 각각 주변 지역 단독주택 가격의 기준점으로 작용한다. 특히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은 작년보다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더 높아졌다. 12ㆍ16 부동산 대책에 따른 고가 주택 보유세 강화가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보다 확 낮아진 주택 공시가 상승률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1일 기준 표준단독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을 23일 공시했다. 올해 전국 표준주택의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4.47% 올랐다. 서울은 6.82% 상승했으며, 이 중에서 동작구가 10.61%로 가장 많이 올랐다. 국토부는 표준주택의 시세변동 폭이 줄어 작년(전국 9.13%, 서울 17.75%)보다는 공시가격 상승폭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오른 주택 공시가격에는 작년보다 높아진 현실화율도 반영됐다. 지난해 말 기준 시세가 15억원 이상이며 현실화율이 55% 미만인 주택은 기존 공시가격에 최고 8%포인트까지 가격 상승률이 가산됐다. 시세 9억~15억원 주택은 최대 6%포인트까지 가산됐다. 다만 시세 9억원 미만이거나 지난해 현실화율이 55% 이상이었던 주택은 별도의 가산 없이 시세변동률만 반영됐다.
그 결과,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의 공시가격은 상대적으로 더 올랐다. 9억~12억원 표준주택가격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7.90% 올랐으며, 12억~15억원은 10.10% 상승했다. 전체 표준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53.6%로 작년보다 0.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주택 공시가 현실화율 역전현상도 해소”
각종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보유세 납부 부담도 높아질 전망이다. 국토부 추정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시가격 6억400만원으로 1주택자 기준 보유세 149만1,000원을 낸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은 올해 공시가격이 6억8,000만원으로 올라 177만4,000원을 납부하게 된다. 지난해 10억6,000만원이었던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11억4,800만원으로 올랐다. 이 주택의 보유세는 지난해 361만2,000원에서 올해 24% 오른 447만9,000원으로 추정됐다.
국토부는 이로써 고가와 중저가 주택 간 공시가격 역전현상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시세 9억~12억원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52.4%로, 지난해보다 2%포인트 높아졌고, 12억~15억원 주택은 53.7%로 3.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6억~9억원과 3억~6억원 주택의 현실화율은 각각 52.4%와 52.2%로 작년과 같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고급 단독주택 등의 조세부담이 보다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수익형부동산으로 활용 가능한 다가구 주택은 올해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과세 현실화까지 겹치면서 일부 지역에선 세 부담을 이사철 세입자 임대료에 전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공시가격이 가장 높은 표준주택은 올해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으로, 277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 중 최종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치 및 도달기간, 제도개선 방안 등이 담긴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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