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창립 멤버 살비 지목
현상금 500만弗… “강성 베테랑”
비(非)아랍계 이슬람 율법학자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새 우두머리가 됐다. 지난해 10월 미군에 의해 제거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이을 후계자는 IS 창립 멤버이자 이슬람 교리로 무장한 이론가여서 생존 기로에 놓인 조직 재건을 어떻게 이끌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 “아미르 무함마드 압둘 라흐만 알마울리 알살비가 알바그다디의 후계자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알살비는 IS 지도부에서는 드물게 아랍계가 아닌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출신이다. 이라크 모술대에서 샤리아(이슬람 율법)로 학위를 받은 이슬람 학자이기도 하다.
물론 알살비가 이론만 정통해 자리를 꿰찬 건 아니다. 그의 이력을 보면 뼛속까지 IS에 경도돼 있다. 알살비는 IS 설립에 적극 가담했으며, 이라크 소수 야지디족 대량학살을 저지른 후 IS의 글로벌 작전을 진두지휘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4년 미군이 관할하는 이라크 남부의 부카교도소에 구금됐는데, 여기서 알바그다디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알바그다디처럼 IS에 절대적이고 헌신적인 극단주의자”라고 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이미 알살비 목에 500만달러(약 58억4,000만원)의 현상금을 걸어 놨다.
알살비의 행방은 현재 오리무중이다. 다만 정보당국 관계자는 신문에 “이라크 북부도시 모술 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에 은신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술은 2014년 IS가 국가를 선포한 핵심 터전이다. 최근 IS가 이라크에서 부활을 꾀하고 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나오는 만큼, 알살비가 모술을 기반으로 조직 정비와 테러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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