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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1명이 14명 감염… 사스급 전염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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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1명이 14명 감염… 사스급 전염병 우려

입력
2020.01.21 18:12
수정
2020.01.21 22: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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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간 전염 확인… 中 사망 6명, 의료진 15명 확진

호주ㆍ필리핀서도 의심환자… WHO 22일 긴급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화난수산시장 앞에서 경찰이 마스크를 쓴 채 폐쇄된 시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우한=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 화난수산시장 앞에서 경찰이 마스크를 쓴 채 폐쇄된 시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우한=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 속도가 상당히 빨라 사람 간에도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며칠 새 방역망이 뚫렸음이 확인되면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던 중국의 호언장담은 모두 허언이 됐다. 중국 보건당국은 우한 폐렴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동급인 ‘을’류 전염병으로 지정하되 대응 조치는 페스트ㆍ콜레라에 해당하는 ‘갑’류 전염병 수준으로 취하라고 공고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미생물 전문가인 위안궈융(袁國勇) 교수는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가 매우 빠르다”면서 “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계속 변이를 일으켜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흡기질환 전문가인 중난산(鐘南山) 박사도 “현재는 바이러스 감염이 상승하는 단계이며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적응하면 독성이 더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2003년 창궐한 사스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에서 유행한 사스 바이러스가 홍콩으로 번졌을 때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면서 사람 간 전파가 잘 되는 바이러스로 확인됐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변이가 일어나면 사람 간 전파가 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둥(廣東)성에서 시작된 사스로 인해 중국 본토 349명, 홍콩 299명을 포함해 전 세계 37개국에서 774명이 숨졌다.

가장 우려하던 사람 간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의료진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1명은 위중한 상태”라며 “의료진 14명이 환자 1명으로부터 감염됐다”고 밝혔다. 중난산 박사도 “우한 폐렴이 사람 간에 전염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단언하면서 “광둥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명은 우한에 가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우한에 다녀와 폐렴이 걸린 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며칠 새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최초 발병지인 우한을 넘어 수도 베이징(北京)과 남부의 광둥성 선전(深圳), 동부의 상하이(上海)가 뚫렸다. 특히 우한에서는 66세 남성과 48세 여성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6명으로 늘었다. 환자 가운데 51명은 중태, 12명은 위중한 상태다. 국가위생위는 21일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20일 하루에만 77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국 본토 감염자는 후베이성 270명, 광둥성 14명, 베이징 5명, 상하이 2명 등 29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 광둥성(4명), 쓰촨(四川)성(1명), 윈난(雲南)성(1명), 상하이(7명), 저장(浙江)성(10명), 안후이(安徽)성(1명), 하이난(海南)성(1명), 구이저우(貴州)성(1명), 닝샤(寧夏)(1명) 등 9개 성에서 27명의 의심환자가 추가됐다.

국가위생위는 20일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사스와 같은 을류 전염병으로 지정했다. 다만 예방ㆍ통제조치는 최고 수위인 갑류 전염병에 준하도록 한 단계 높였다. “사스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줄곧 강조해온 중국 보건당국조차 실제 위험수위가 사스를 이미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확진 판정 이전의 의심환자도 격리 치료하고, 밀접 접촉자의 경우에도 지정된 장소에서 의학적 관찰을 진행하도록 했다.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과 연관된 모든 인원을 사실상 사회와 단절시키는 셈이다.

해외에서도 의심환자가 잇따랐다. 호주에서는 우한으로 여행을 다녀온 브리즈번 출신 남성이 기침과 발열 증세를 보여 자택에 격리됐고, 필리핀에서는 우한에서 온 5세 소년이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나타내 추가 검사를 받고 있다. 앞서 한국(1명), 일본(1명), 태국(2명)에서는 확진 환자가 발생했고 21일 대만에서도 첫 확진자(1명)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이번 바이러스 발병이 국제적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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