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회견 일주일째 반응 없어… 이달 말쯤 연석회의 메시지 주목 
북한 노동신문이 '양덕온천문화휴양지'의 운영이 시작됐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사진은 눈썰매와 비슷한 원리의 고무튜브를 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평양=노동신문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협력 재개를 위한 북한 개별관광 추진 의지를 밝힌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북한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의 이례적 침묵은 ‘개별관광 카드’ 수용 여부를 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고심이 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개별관광 허용에 대해 북측은 아직 공식ㆍ공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개별관광 허용 가능성 운을 띄운 뒤 통일부는 20일 ‘개별관광 참고자료’까지 공개하며 북쪽의 호응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 관영매체는 물론 선전매체에서도 개별관광과 관련해 가타부타 언급이 없다. 올해 들어 북한은 대남 통지문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침묵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북한이 걷어차버릴 생각이었으면 벌써 입장이 나왔어야 하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관광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2013년 3월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관광산업 진흥을 강조했고, 2016년 5월 노동당 7차대회 결정서를 통해 관광 중심 개방정책을 공식화했다. 이에 최근 북한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건설은 기초산업 분야를 제외하면 원산ㆍ갈마해안관광지구, 백두산 삼지연군,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등 관광단지 조성 사업에 치중돼 있다. 특히 원산ㆍ갈마지구는 4월 개장을 앞두고 있어 북한이 해외투자와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을 찾는 외국인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외국인 관광객은 2018년 20만명에서 지난해 30만명으로 늘었다. 10명 중 9명은 중국인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북한이 관광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개별관광 제안에 호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금강산 시설 철거를 요구하면서도 남측 관광객은 받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북한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이미 포화상태고, 남측의 개별관광을 허용해도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아 호응이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북한의 대남 메시지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ㆍ정당ㆍ단체 연석회의 호소문을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매년 이 호소문으로 대남메시지를 냈지만 리선권이 외무상이 됐다면 대남라인도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연될 수도 있다”며 “개별관광 제안을 바로 수용하기보다 남한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 보다 독자적이고 자주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먼저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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