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스마트 안보’ 이모저모

지난 14일 오전 4시 30분. 112 상황실로 자살 시도가 의심되는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지인 서울 은평구의 한 경찰서로 신고가 공유됐고, 경찰서는 바로 구에 협조를 요청했다.
구가 운영하는 통합관제센터의 모니터링 요원은 30여분 동안 CCTV로 신고지 주변을 확인했다. 실시간 추적 끝에 자살 의심자가 집에서 나오는 것을 확인, 그의 동선을 파악했다. 자살의심자는 112에 전화를 건 뒤 30분이 지난 오전 5시쯤 은평구 인근 앵봉산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통합관제센터는 바로 경찰에 정보를 넘겼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6시 20분쯤에 숲에 앉아 있는 자살의심자를 발견했다. 그는 대조동에 사는 A(77)씨였다.
21일 구 관계자 등에 따르면 A씨는 집주인이 전셋값을 올린다고 해 신변을 비관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한 A씨는 경찰과 119 구조대에 발견돼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은평구가 스마트도시로서의 변화를 위해 통합관제센터를 운영, 위험에 빠진 주민을 구한 것이다. 구는 관제센터를 통해 2018년에 4,016건, 지난해엔 4,139건의 사고에 대응했다.
은평구처럼 자치구에서 첨단기술을 앞세워 주민의 안전 확보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초구는 이르면 7월부터 ‘범죄 인공지능(AI) CCTV’를 운영한다. 빅데이터로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장소와 시간을 분류하고 AI 영상 분석으로 특정인이 위험 도구를 가졌는지 등을 파악해 범죄 발생 확률을 낸다.
이때 범죄 발생 확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구 경찰 등이 충돌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서 봤던 영화 속 모습이 현실에서 실현되는 셈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올 한해 주민들이 두 발 뻗고 편히 생활할 수 있는 안전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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