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유행가는 시대상 담긴 역사의 보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유행가는 시대상 담긴 역사의 보고”

입력
2020.01.22 16:35
수정
2020.01.22 19:18
28면
0 0

‘걸어 다니는 유행가 백과사전’… 유차영 한국콜마 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

한국 근현대 유행가 380곡 수록 ‘유행가가 품은 역사’ 출간

’유행가가 품은 역사’를 출간한 유차영 한국콜마 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본사 16층에서 자신이 쓴 책을 들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유행가가 품은 역사’를 출간한 유차영 한국콜마 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본사 16층에서 자신이 쓴 책을 들고 있다. 박형기 인턴기자

“시대가 태평하면 즐거운, 어지러우면 분통 터지는, 망하면 한탄하는 유행가가 당대를 지배합니다. 유행가는 시대의 감성과 서민들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은 역사의 보고인 셈이지요.”

유차영(62) 한국콜마 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이 자신이 쓴 책 ‘유행가가 품은 역사’에 부여한 의미다. 지난 14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일보사에서 만난 그는 “유행가로 근현대 역사를 입체적으로 스토리텔링한 첫 시도”라며 “중독성 있는 책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책은 1894년부터 2019년까지 유행했던 노래 380곡을 선별해 가사 원문을 싣고 칼럼으로 엮어 노랫말을 해석했다. 최초의 유행가 격인 ‘새야 새야 파랑새야’(1894)부터 방탄소년단(BTS)의 ‘’I’m fine’(2018년)까지 시대를 초월했다.

책 분량은 1,016페이지, 두께는 5㎝를 넘어 한 손으로 드는 게 버거울 정도다. 방대한 백과사전을 연상케 하는 고된 작업이었지만 그는 “6개월 뒤 비슷한 분량의 책을 또 출간한다”고 예고했다. 가제는 ‘유행가에 얽힌 사연’이다.

‘유행가가 품은 역사’가 나오기까지 30년이 걸렸다. 육군3사관학교 17기로 1980년보병 소위로 임관한 그는 1980년대 후반 일찌감치 전역 후를 고민했다. “이른 나이에 전역 후 세상과 나를 이어줄 징검다리가 뭔지 고민하다 유행가라고 결론 내렸고 이후부터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지요.”

하모니카와 색소폰을 즐겨 연주하는 유 원장, 동네 농악대에서 상모를 돌린 그의 아버지, 감성 충만한 유행가를 맛깔나게 곧잘 불렀던 어머니의 조합이 30년 뒤 그의 새로운 인생항로를 잉태하고 있었던 것이다.

책 속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넘쳐났다. 가수 양희은이 1971년 부른 ‘아침이슬’은 1973년 박정희 유신정권 때 ‘건전가요’로 지정됐다. 지정 이유는 노래의 서정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작곡가의 의도와 달리 국민들은 저항의 감성으로 반응했고 1975년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유신정권은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타오르고’라는 구절을 꼬투리 잡았다. ‘붉게’라는 가사가 빨갱이를 암시한다는 이유였다.

유행가에 대한 열정은 전역 후 기업 임원이란 인생 제2막을 선사했다. 2014년 1월 열린 서울대 세계경제최고전략과정 신년회에서 윤동한 한국콜마 창업주가 유 원장의 ‘유행가와 역사 앙상블’ 강의에 반해 즉석에서 취업을 제안해 성사됐다. 2014년 12월 국방부 유해발굴단장을 끝으로 군복을 벗은 그는 2015년부터 한국콜마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유 원장은 대뜸 “속편 ‘유행가에 얽힌 사연’ 출판 후에는 뭘 할지 물어봐 달라”고 했다. 이어 “전국 기초자치단체들이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며 “전국을 돌며 유행가로 어르신들이 살아온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 기를 살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수강료는 무료라고 약속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