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자신을 위한 사랑 노래가 더 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태연이 지난 15일 발매한 정규 2집 리패키지 앨범 '퍼포즈(Purpose)'의 타이틀곡 '내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제목 그대로 자기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태연은 감성적인 목소리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믿는다(I love myself. I trust myself)"는 메시지를 노래했다.
이와 비슷한 감성의 노래는 최근에도 있었다. 폴킴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정규 2집 파트1 '마음, 하나'의 수록곡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는 조금 더 톤다운된 분위기로 자기자신을 위한 또 다른 위로를 전해줬다. 폴킴은 "오랜만이야. 사실 그동안 많이 아팠다고"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폴킴과 태연은 가요계에서 사랑 받는 대표적인 음원 강자다. 지난해만 두고 봐도 태연은 '사계', 폴킴은 '너를 만나' 등 사랑 노래에서 목소리의 진가를 발휘했고,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그런 두 사람이 가을과 겨울 계절에는 자기자신을 위해 더욱 특별한 사랑 노래를 불러 관심을 끈다.
'내게 들려주고 싶은 말'과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의 메시지가 출발하는 지점은 각각 어른이 된 화자가 현재의 외로움을 마주했을 때다. 태연은 "날 가둬줘. 깊은 이 밤에. 잠들지 않을 외로움만 남겨둔 채"라고, 폴킴은 "참 외로운 사람이었구나 싶어"라고 그간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공감에서 나아가 두 곡이 리스너들에게 위로까지 선사하는 건 진전을 보이기 때문이다. 태연은 "길었던 어둠을 견딘 나를 봐. 또 다시 밤이 와도 숨지 않아. 내 곁엔 내가 있어"라는 확신을 얻었고, 폴킴은 "내 안에 여태 숨어 있던 어린 소년이 말을 걸어와"라며 특별한 계기를 찾았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17일 발표한 정규 4집 선공개곡 '블랙 스완(Black Swan)'도 다소 심오하지만 긍정적인 내용의 가사를 담았다. 음악을 하면 할수록 더이상 음악이 큰 감동이나 떨림을 주지 못할 때가 오더라도, 그럴 때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또 다른 나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내 안의 '블랙 스완'을 마주한 순간 내게는 음악밖에 없음을 역설적으로 깨닫는 메시지가 몽환적인 분위기의 클라우드 랩과 이모 힙합 장르 위에 펼쳐졌다.
결국 '블랙 스완'은 나를 향한 또 다른 나의 목소리로도 해석된다. 예술가의 성숙한 고백은 "거센 파도 깜깜하게 나를 스쳐도 절대 끌려가지 않을거야. 그 무엇도 날 심킬 수 없어"라며 깊은 울림과 감동으로 전해졌다. 방탄소년단은 톱의 위치에 걸맞는 이야기를 통해 공감까지 이끌었다.
찬 바람과 동시에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계절이 이어졌고, 태연, 폴킴, 방탄소년단은 솔직한 화법의 노래로 힐링 감성을 전달했다. 방탄소년단과 폴킴은 정규앨범으로의 컴백도 앞두고 있다. 이에 올해 시작된 가요계가 따뜻한 감성들과 함께 꾸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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