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형석 감독이 청년빈곤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성혜의 나라'는 좀비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20대 여성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성희롱을 비롯해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부분들을 섬세하게 담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한 달 만에 고시원에서 발견된 청년의 죽음을 다룬 뉴스로부터 시작됐다. 우연히 뉴스를 접한 정형석 감독은 현재 대한민국의 청년빈곤 문제를 영화로 다루기로 결심했고, '성혜를 나라'가 탄생됐다.
각본과 감독, 제작을 모두 맡은 정형석 감독은 현재 극단과 독립영화사를 운영하는 작가이자 연출·프로듀서·배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그는 2017년 각본, 감독, 주연 및 제작을 맡은 첫 장편 영화 '여수 밤바다'로 18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선정됐고, 미래의 독립영화를 이끌어나갈 주역으로 부상했다. 차기작 '앙상블' 또한 20회 전주국제영화제 뉴트로 전주부문에 초청받은 바 있다.
정형석 감독은 '성혜의 나라'를 통해 청년들이 가진 현실적 고민과 삶에 대한 태도를 진중하게 보여주면서 이 시대 청춘에게 필요한 건 이해와 관심임을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더불어 정 감독은 보고 싶지 않은 현실과 거리감을 유지하기 위해 흑백영화를 선택했으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성혜의 무표정한 얼굴에 주목한다. 이는 작위적인 캐릭터 구성 대신 현실적인 톤에 집중하는 동시에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작품에 대해 김영진 평론가는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부정하며 다른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이 영화를 통해 한국 독립영화계의 전복적 상상력을 발견했다"고 평했다.
또한 정지우 감독은 "성숙한 영화 언어로 주인공의 일상을 침착하게 그린 '성혜의 나라'는 대한민국 사회에 큰 메시지를 던진다"고 밝혔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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