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후보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9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 있는 그린우드문화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다. 털사=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결정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2월 3일)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흑인 유권자들에 대한 구애 경쟁이 뜨겁다. 각 후보들의 전체적인 지지도와 흑인 유권자 지지 기반 사이에 상관관계가 높다는 사실이 여러 경로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19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흑인 교회를 방문해 “대통령이 되면 흑인 빈곤층을 위해 700억달러(약 81조원)를 투자하겠다”면서 “100만명의 흑인이 새로 주택을 보유하게 되고 흑인 10만명은 기업체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폴리티코는 “뉴욕시장 시절 유색인종에 집중된 불심검문 강화 정책을 시행한 데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한 동시에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 위치한 흑인 베들레헴 침례교회를 찾았다. 그는 신도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 분열 정책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경선토론에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 경력을 앞세우며 “나는 흑인 지역사회로부터 나왔다”고 강조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자신의 대표 공약인 단일 의료보험 체계 도입이 흑인 가정의 높은 유아 사망률 등 사회 불평등과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흑인 지역사회 주택 투자 등 흑인 유권자를 겨냥한 정책을 최근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주 언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30년간 2004년의 존 케리 후보를 제외하고는 매번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가장 많이 얻은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고 전했다. 이는 흑인 유권자들을 향한 경선후보들의 구애가 짙어지는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이번 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흑인 지지율은 48%에 달한 반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지율은 4%에 그쳤다.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릭 윌슨도 “워런ㆍ샌더스 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만큼의 흑인 유권자들과의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흑인 유권자 공략은 대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시사지 애틀랜틱은 분석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반감을 부추겨 이들이 투표하지 않게 하는 전략을 썼다고 전했다. 실제 대선 직후 필라델피아에서만 이전보다 낮은 흑인 투표율 때문에 클린턴 후보가 최대 3만5,000표를 손해봤다는 분석이 나왔다. 밀워키주에서도 흑인 투표율이 16년만에 최저였다. 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민주당에게 흑인 유권자의 중요성은 갈수록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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