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가 지역의 명소인 유달산 중턱에 위치한 사찰(달성사)까지 차량진입도로를 개설하려 하자, 목포환경운동연합 등 13개 시민사회단체가 반대하고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들 시민단체 회원들은 공무원 아침 출근시간을 이용해 “유달산에 자동차 도로가 웬말이냐, 도로 개설을 반대한다” 며 목포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일 목포시와 목포시민사회소통과 연대 등에 따르면 시는 장애인 등 사회약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이를 유달산 관광상품과 연계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사업비 6억원을 들여 유달산 주차장에서 달성사까지 차량진입도로 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주민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을 마치면 도로개설에 따른 설계를 거쳐 오는 5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목포환경운동연합과 목포YMCA 등 13개 시민사회단체가 발끈하고 나섰다.
목포의 상징인 유달산은 해발 228m로 산세는 높지 않지만 빼어난 기암절벽으로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린다. 수려한 경관과 지네발난, 희귀 덩굴 나무종인 애기등 등 멸종위기 야생식물과 자생식물인 왕자귀나무 군락지 등 560여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숲 생태 연구자나 학생에게는 다양한 식생을 가진 좋은 학습장이자 23만 목포시민의 휴식공간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목포시민사회소통과 연대는 지난 17일 목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시가 ‘보행 약자 편의 도로’ 란 미명아래 달성사 차량 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가 아무런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특별교부금 예산이 배정되자 장애인 등 보행 약자를 억지로 끌어 들어 달성사만을 위한 도로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연대는 “유달산 일부 구간처럼 데크 시설로도 충분할 텐데 왜 달성사까지 자동차길을 내겠다는 것인지, 유달산 오솔길을 파헤쳐 승용차가 다니는 도로를 내는 것은 오히려 보행 약자를 더욱 불편하고 위험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들 단체 회원들은 달성사 도로계획 백지화는 물론 어떤 형태의 ‘유달산 도로’도 재론되지 않도록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목포시 등 8개 시ㆍ군지역 280여명의 사회운동가들로 구성된 서남권미래발전포럼도 17일 오후 목포오거리문화센터에서 목포시의회 의원과 교수, 공무원, 환경단체 회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달산 보행약자 편의공원도로 개설에 관한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포럼대표인 김판진(초당대) 교수는 “찬반 논란 속에서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자리였다”며 “사회약자를 위해 자동차 도로보다는 친환경적 보행도로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박모(56)씨는 “케이블카 건설로 생긴 승강장과 철기둥, 데크시설 등으로 유달산이 크게 훼손됐는데 자동차 도로를 건설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조차 싫다”며 “목포시의 일방적인 불통행정에 분노가 치민다”고 강력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회약자를 위하고 달성사, 보광사, 자생식물원, 조각공원 등 유달산의 관광유산을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서기 위한 사업”이라며 “목포해상케이블카 개통과 맛의 도시 선언 등으로 관광객 1000만 달성을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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